정부는 북한이 미국의 핵 전문가 시그프리드 헤커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 소장에게 원심분리기 수백개를 갖춘 대규모 우라늄 농축시설을 공개한 데 대해, “정밀한 분석과 관계국간 논의가 필요하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21일 “우라늄 농축시설은 북한이 스스로 주장해왔고 정부도 짐작하고 있던 일이어서 크게 놀랄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부는 <뉴욕 타임스> 보도 이전에 헤커 박사의 방북 결과에 대해 백악관과 정보를 공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정밀 분석이 필요하지만 북한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심각한 위협인 것은 사실”이라며 “앞으로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북핵 6자회담 관련국들과 대응 방안을 긴밀하게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그동안 6자회담에서 다뤄지지 않은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UEP) 문제를 협상 테이블에 함께 넣어서 논의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북한의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는 전혀 새로운 국면으로 봐야 하지 않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직 그렇게까지 보기에는 자료나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며 “주요국들과 협의해야 한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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