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정상회담 뒤 공동성명
이명박 대통령과 나집 툰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는 10일 말레이시아의 행정수도인 푸트라자야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양국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두 정상은 회담 뒤 발표한 ‘동반자 관계 강화 및 공동번영’이라는 공동성명에서 “교역과 경제 관계를 심화시키기 위해 자유무역협정을 포함한 수단과 방법을 모색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나집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에프티에이를 체결한다면 양국 경제협력을 증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두 나라 경제협력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올해 160억 달러인 양국 통상 규모가 앞으로 5년 내 2배 이상 늘어날 수 있다는 데 목표를 같이 했다”고 말했다. 한국은 말레이시아가 포함된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과 에프티에이를 맺어 발효 중이지만, 별도의 한-말레이시아 에프티에이를 체결하면 자동차, 전기·전자, 금속 분야에서 효과를 키울 수 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두 정상은 녹색기술과 원자력 발전 분야에서도 협력해나가기로 했다. 말레이시아는 원자력을 차기 에너지원으로 선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반대여론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스마트 원전은 안정성과 효율성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말레이시아 국민들도 원전에 대한 인식을 바꾸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또 중동이나 중앙아시아 등 제3의 해외시장에 공동진출하기로 합의했다. 한국의 기술력과 말레이시아의 이슬람 네트워크를 합쳐 경쟁력을 키우자는 것이다. 두 나라 정부는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바이오에너지 협력 △과학기술 기획관리 협력 △석유·가스 제3국 공동진출 협력 등의 양해각서(MOU)에 서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한-말레이시아 비즈니스포럼 기조연설과 말레이시아 국왕 주최 국빈만찬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라, 11일 오전 서울에 도착한다.
쿠알라룸푸르·푸트라자야/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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