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언급 보면…
북 ‘핵참화-긴장해소’ 사설에
MB “핵포기를…경제협력 뜻”
북 ‘핵참화-긴장해소’ 사설에
MB “핵포기를…경제협력 뜻”
이명박 대통령은 3일 신년 특별연설에서 남북관계와 관련해 ‘안보와 대화’의 병행 의지를 밝혔다. 지난해 3월 천안함 침몰과 11월 연평도 피격 이후 유지해온 ‘튼튼한 안보’와 ‘북한의 변화’라는 중심축은 유지하면서도, 꽁꽁 얼어붙은 남북관계에 ‘대화의 기회’를 열어뒀다. 오는 19일 열릴 미-중 정상회담과 국제사회의 6자회담 재개 움직임, 집권 4년차인 올해를 넘기면 남북관계 개선이 쉽지 않다는 점 등을 두루 고려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이 연설에서 “대화의 문도 아직 닫히지 않았다. 북한이 진정성을 보인다면 국제사회와 함께 경제협력을 획기적으로 발전시켜나갈 의지와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힌 것은 지난달 29일 통일부 업무보고에서 했던 발언과 같은 맥락이다. 이 대통령은 그날 “군사적 국방력을 강화하고 강한 안보를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남북이 대화를 통해 평화를 정착시키는 노력도 함께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신년연설에서는 한걸음 나아가, 북한의 진정성을 전제로 달긴 했지만 “경제 협력 의지와 계획”까지 언급했다.
이는 북한이 지난 1일 신년 공동사설에서 ‘핵 참화’ 운운하면서도 “북남 사이의 대결상태를 하루빨리 해소하여야 한다”고 밝힌 것에 이 대통령도 ‘강(안보)-온(대화) 양면’ 카드로 호응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대화 여지를 열어두되, 북한에 “핵과 모험주의를 포기해야 한다. 말뿐 아니라 행동으로 평화와 협력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북한으로 공을 넘겼다.
이 대통령이 대화 가능성을 열어두긴 했지만 대북 압박이라는 정책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 특히 이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북한 동포들을 자유와 번영의 장정에 동참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북한 내부 흔들기’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으로, 지난달 통일부가 새해 업무보고에서 북한의 정권과 주민을 분리해, 주민들을 상대로 한 변화 유도에 주력하겠다고 밝힌 것과 같은 맥락이다. 특히 이는 북한과 대화의 창을 열어두겠다는 언급과도 모순된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