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현재권력’ MB와 ‘여권 미래권력’ 박근혜
‘부딪치면 서로 피해’ 공동인식
청쪽 “불간섭 입장 유지할것”
박쪽 “먼저 자극할 이유없다”
‘부딪치면 서로 피해’ 공동인식
청쪽 “불간섭 입장 유지할것”
박쪽 “먼저 자극할 이유없다”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관계설정이 서로에게 좋다는 인식에서 ‘현재권력’ 이명박 대통령과 ‘유력한 미래권력’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의 이해관계는 일치한다.
이 대통령의 한 측근은 4일 “대통령도 정권 재창출과 후계 구도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후계 문제는 레임덕(권력누수) 차단, 국정 승계·평가, 퇴임 뒤 명예와 영향력 유지 등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에게 후계 구도의 최대 변수는 여론조사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박 전 대표와의 관계설정 문제다.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는 지난해 8월21일 청와대 회동 뒤 “이명박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위해 노력한다”고 발표한 이후 서로 각을 세우거나 갈등을 일으키지 않고 있다. 양쪽이 부딪치는 것은 서로에게 피해라는 점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박 전 대표는 최근 복지구상을 제시하고 싱크탱크 출범식을 연 데 이어 3~5일 고향인 대구를 방문하는 등 부쩍 활발한 행보를 하고 있다. 그는 4일 대구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한나라당 대구여성정치아카데미 신년교례회에 참석해 “올해 토끼해는 여성의 해로 토끼의 중요한 특징은 남이 낸 길을 가는 것보다 자신이 만든 길로만 다니는 것”이라며 ‘토끼길’을 언급했다. 토끼처럼 자신의 방식으로 대선을 준비해 나가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박 전 대표의 핵심 측근은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철학 차이가 커서 이 대통령의 정책·노선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기는 힘들다”며 “그렇다고 차별화를 시도하는 것은 정치적 부담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이 측근은 “이 대통령이 다른 주자를 띄우거나 박 전 대표를 꺾기 위한 행동에 들어가지 않는 한 박 전 대표가 먼저 이 대통령을 자극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도 마찬가지다. 이 대통령의 한 참모는 “이 대통령은 8·21 회동에서 박 전 대표에게 ‘대선에서 방해하지 않겠다’고 했던 입장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참모는 박 전 대표의 높은 지지도와 정치적 행보에 대해 “아직 야권 주자들 윤곽이 안 그려진 상태에서 지지도를 따지는 것은 시장도 안 열렸는데 주가를 논하는 것과 같다”며 “대선까지 2년이나 남았으므로 그냥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여권의 다른 주자들에 대해서도 ‘불가근 불가원’ 태도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측근들의 설명이다. 인위적으로 특정인을 띄우거나 꺾으려 하지 않고 끝까지 지켜보는, ‘이기는 편 내 편’ 전략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역대 대통령들 가운데 ‘후계 관리’에 나섰다가 성공한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이 마냥 손을 놓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 대통령이 정운찬·김태호 국무총리 카드를 꺼냈던 것도 ‘차기 주자 육성’ 의도와 무관하지 않았다는 게 청와대 참모들 얘기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안팎에서는 박형준 대통령 사회특보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박형준 사회특보의 역할이 정권 재창출 준비이고, 이는 차기 주자 구도도 포함하는 것”이라며 “이 대통령이 박 특보와 청와대 정무라인, 친이계 등의 의견을 어떻게 조합해가는지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준범 신승근 기자 jaybee@hani.co.kr
이와 관련해 청와대 안팎에서는 박형준 대통령 사회특보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박형준 사회특보의 역할이 정권 재창출 준비이고, 이는 차기 주자 구도도 포함하는 것”이라며 “이 대통령이 박 특보와 청와대 정무라인, 친이계 등의 의견을 어떻게 조합해가는지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준범 신승근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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