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대통령실

인사실패 부른 ‘형님의 아바타’에 견제구

등록 2011-01-13 08:53

고개 숙인 정동기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가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별관에서 사퇴 의사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기에 앞서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고개 숙인 정동기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가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별관에서 사퇴 의사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기에 앞서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당·청 ‘임태희 책임론’ 속내는
여권내부 권력투쟁…이상득 측근 막강권력에 제동 걸기
폐쇄적 인사 불만…인사 보안만 강조, 국민여론 못읽어
이대통령 우회공격…측근·보은인사 ‘MB 직접 겨냥’ 부담
‘정동기 사태’와 관련해 한나라당 일각과 야당에서 제기한 임태희 대통령실장 문책론은 12일 이명박 대통령이 임 실장의 집무실을 직접 찾아가 힘을 실어줌에 따라 일단 수면 아래로 내려가는 흐름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임 실장을 방문한 것은 임 실장을 신임하고 ‘계속 열심히 일하자’고 한 의미”라고 말했다. 한나라당도 이날로 공개적으로 실명을 거론하는 문책론은 자제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임 실장에 대한 비판은 여권 내에서 언제라도 다시 고개들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 많다. 한나라당과 청와대 안에서 임 실장을 겨냥하는 데에는 몇가지 요인들이 얽혀 있다.

첫째, 표면적인 이유는 인사 실패에 대한 비판이다. 임 실장은 지난해 7월 취임한 뒤 주요 인사 작업을 주도해왔다. 취임 당시 이미 수석급 인사기획관 자리가 있었지만 계속 공석으로 둔 채, 인사비서관실에서 정부 인사를 담당했던 윤아무개 행정관을 부속실장으로 데려가 사실상의 ‘인사수석’ 구실을 했다. 하지만 첫 작품인 지난해 8·8 개각에서 김태호·신재민·이재훈 후보자 무더기 낙마 사태가 일어났다. 그 뒤 자기검증서를 200개 항목으로 늘리고 청와대 내부 모의청문회 제도까지 도입했지만 이번엔 후보자(정동기)가 인사청문회도 하기 전에 여당의 거부로 하차하는 참사가 벌어졌다. 임 실장이 다른 주요 수석들도 모르게 지나치게 ‘보안’만 강조하며 이 대통령과 인사비서관만 알 정도로 폐쇄적으로 인사 작업을 하다 보니 국민 정서나 여론과 동떨어진 인선으로 귀결된다는 지적이 있다. 정 후보자가 임 실장의 경동고 3년 선배라는 점도 이런 비판에 힘을 싣는다.

둘째, ‘임태희 흔들기’에는 여권 내부의 권력투쟁 성격도 있다. 임 실장은 2007년 대선 후보 경선 때 ‘중립’을 표방하다가 경선이 끝난 뒤 단숨에 이명박 후보 비서실장으로 합류한 뒤, 고용노동부 장관을 거쳐 대통령실장까지 올라 막강한 실력자가 됐다. ‘맨땅’에서부터 이 대통령 만들기를 해온 측근들 사이에는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뺐다’는 정서가 있다. 그 바탕에는 임 실장이 이 대통령 친형인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의 측근이라는 점이 깔려 있다. 이 전 부의장과 각을 세우고 있는 한나라당 소장파는 임 실장을 ‘에스디 아바타’(이상득 분신)라고 부를 정도다. 이재오 특임장관도 비슷한 이유로 임 실장과 가까운 관계는 아니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이 부분이 임 실장 때리기의 본질에 가깝다는 해석이 많다. 정치권에서 한나라당의 ‘정동기 사퇴 요구’ 파동을 두고 각종 음모론이 나오는 것도 이런 역학 관계 때문이다.

셋째, 부차적이지만, 이 대통령에 대한 우회 비판 효과도 꼽을 수 있다. 인사파동의 근본 원인은 회전문·측근·보은 인사를 되풀이하는 이 대통령의 인식에 있지만, 대통령을 직접 겨냥하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의 한 의원은 “그래도 대통령은 보호해야 한다”며 “대통령을 보좌하는 참모가 목을 내놓고 쓴소리를 못 했다면 당연히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내건 ‘공정사회’를 두고도 한나라당 일각에서는 “임 실장이 공정사회를 주도해서 정권에 족쇄만 채웠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런 비난은 이 대통령을 ‘엄호’하는 것이지만, 이 대통령을 에둘러 비판하는 것이기도 하다. 황준범 기자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1.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2.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3.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4.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5.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