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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김윤옥씨가 허벅지 찌르자 무릎꿇고 기도

등록 2011-03-04 16:07수정 2011-03-04 21:04

이명박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씨가 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43회 국가조찬기도회에서 무릎을 꿇은 채 기도하고 있다. 3500여명이 참석한 이날 기도회에서 이 대통령은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회장인 길자연 목사가 “다 같이 무릎을 꿇고 1분 동안 통성기도를 하자”고 제의하자 다른 참석자들과 함께 ‘합심기도’를 했다. 이날 기도회에는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 국회 조찬기도회장인 황우여 한나라당 의원 등도 참석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명박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씨가 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43회 국가조찬기도회에서 무릎을 꿇은 채 기도하고 있다. 3500여명이 참석한 이날 기도회에서 이 대통령은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회장인 길자연 목사가 “다 같이 무릎을 꿇고 1분 동안 통성기도를 하자”고 제의하자 다른 참석자들과 함께 ‘합심기도’를 했다. 이날 기도회에는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 국회 조찬기도회장인 황우여 한나라당 의원 등도 참석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길자연 한기총 회장 “죄인의 심정으로 통성기도하자”
불교계 “민생 파탄 책임지고 국민 앞에 무릎 꿇어야”
 이명박 대통령의 ‘무릎 기도’를 놓고 말들이 많다. 이 대통령은 3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주관한 국가조찬기도회에서 바닥에 무릎을 꿇고 1분 가량 기도를 했다. 대통령의 ‘무릎 꿇기’는 행사 후반 ‘합심기도’ 순서에서 벌어졌다. 한기총 회장인 길자연 목사가 기도를 인도했다. 길 목사는 “무릎을 꿇고 하나님 향한 죄의 고백을 기뻐하고 진정으로 원하시는 하나님 앞에 죄인의 심정으로 1분 동안 통성기도를 하자”고 제안했고, 단상에 있던 참석자들은 하나 둘씩 바닥에 무릎을 꿇기 시작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정·관·재계 인사는 물론 군 지휘관들도 의자에서 내려와 바닥에 무릎을 댔다. 이어 김윤옥씨가 무릎을 꿇으면서 이 대통령의 허벅지 부근을 찔렀고 이 대통령은 머뭇거리다 무릎을 꿇고 기도했다. 대통령의 ‘무릎 기도’는 주요 일간지의 1면을 장식하면서 널리 알려졌다.

 그러나 대통령의 ‘무릎 기도’는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나라를 대표하는 최고 지도자가 특정 종교 행사에서 무릎을 꿇는 모습은 대통령의 종교 편향을 나타내는 것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사회자의 요청에 따라 나라를 위한 마음으로 자신을 낮추고 기도하는 행동은 칭찬받을 일일지언정 비난 대상은 아니라는 반박도 적지 않다. ‘무릎 기도’가 사전에 청와대와 조율된 게 아니라는 점을 들어 수쿠크법으로 대통령을 압박한 개신교가 의도적으로 공개석상에서 대통령에게 무릎을 꿇도록 한 게 아니냐는 음모론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불교 관련 단체들은 대통령의 종교 편향이 드러났다며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대한불교청년회는 3일 긴급 논평을 통해 대통령의 ‘무릎 기도’를 “사회적 갈등요소가 되고 있는 일부 공직자들의 종교편향과 일부 종교 광신도들의 민족문화유산 파괴 행위를 정당화시키고 국가 수장으로서 지도력을 스스로 포기하는 행위”로 규정했다. 대불청은 성명서에서 “민족문화를 수호하지 못하고 민주주의 파괴, 민생파탄 책임을 지고 먼저 국민 앞에 무릎을 꿇어야 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가 수장으로서 국격을 훼손시키지 말고 제발 체통을 지켜 달라”고 이 대통령을 질타하기도 했다.

 박광서 종교자유정책연구원 공동대표는 <법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서울시장 재직시 하나님께 서울을 바친 사건에 버금가는 기분 나쁘고, 치욕스러운 장면이다. 국민에게 무릎을 꿇어야 할 사람을 대통령으로 부르는 이 나라가 창피하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불교계 일각에서는 ‘무릎 기도’를 교통 지도에서의 사찰 삭제, 봉은사 땅밟기, 불교 관련 예산 축소, 통도사였던 KTX 역명 개명 등 이명박 정부 들어 이어지고 있는 불교계 차별과 폄훼의 상징적 사건으로 보고 있기도 하다.

반면, 이 대통령의 무릎 기도를 지지하는 쪽도 있다. <기독교방송> <극동방송> <국민일보> 등이 참여하고 있는 한국교회언론회는 이날 논평을 통해 ‘’대통령의 기도, 애국의 한 표현’이라는 제목의 논평을 발표했다. 교회언론회는 “제43회 국가조찬기도회에서 처음으로 대통령께서 무릎을 꿇고 기도해 온 국민들에게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지만, 이는 사회자의 인도에 따른 것이고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것이 특별하지도 않다”며 “국가의 안위와 번영, 국민들의 행복과 국가의 평안을 간절히 바라는 대통령의 기도라면 이처럼 겸손하고 이보다 아름다운 모습이 어디 있겠는가”라고 밝혔다. 교회언론회는 “오히려 국민들은 이런 대통령의 모습을 기다렸는지도 모른다”고도 적었다.

 한편, 대통령의 ‘무릎 기도’가 논란이 되자 청와대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실제 청와대는 행사가 끝난 뒤 청와대 출입 사진기자단에 사진을 배포 안하면 안되겠느냐고 묻기도 했다고 한다. 사진과 관련기사가 보도된 뒤 청와대는 ‘예상하지 못했던 돌발상황’이었다고 해명하고 있다.

 이런 논란에 대해 ‘무릎 기도’를 인도한 길 목사는 “기도를 인도하다 순간적으로 하게 된 것으로 미리 계획된 것은 아니다”고 언론에 해명했다. 국가조찬기도회는 지금까지 43회 열렸으며 대통령이 무릎을 꿇고 기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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