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탄 전용기(공군 1호기)가 12일 오전 아랍에미리트(UAE)를 향해 성남비행장을 이륙한 지 약 1시간 40분 만에 기체 이상으로 회항한 일이 발생했다. 대통령 전용기가 비행 중 회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군1호기는 이날 오전 8시15분 성남 서울공항을 이륙했으나, 이륙 직후 기체 아랫부분에서 ‘타닥’ 하는 소음과 진동이 감지된 뒤 지속되자, 오전 9시께 인천국제공항으로 방향을 돌렸다. 착륙을 위해 서해상에 기름을 방출했으며, 9시 50분쯤 인천공항에 착륙했다.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인천공항 활주로에는 소방차와 구급차가 비상 대기했다.
홍상표 청와대 홍보수석은 “기체 안쪽에서 딸그락 소리가 났으나 비행 안전과는 무관하다”면서 “안전에 지장이 없다는 의견도 있었으나 100만분의 1 가능성에 대비해 안전 점검을 위해 회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용기는 인천공항에서 기체 점검을 마치고 재급유를 한 뒤 이날 오전 11시 15분께 아랍에미리트로 다시 출발해, 저녁 9시10분 아부다비 공항에 도착했다. 애초 예정된 시간보다 2시간 반이 늦었다.
이 때문에 첫 일정인 아크 부대 방문이 45분 정도 늦어지긴 했으나 다른 일정 소화에는 별 문제가 없었다.
대한항공 등에 따르면 전용기의 아래쪽 외부공기 흡입구 내 에어 커버 장치에 이상이 생겨 소음이 발생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 전용기의 정비는 공군의 감독 하에 대한항공이 맡고 있으며, 출국 하루 전인 11일에도 점검비행을 마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박 대통령은 기내에서 기체 이상에 대한 보고를 받은 자리에서 “완벽하게 점검이 이뤄질 수 있는 것이냐. 정비가 이뤄질 수 있는 것이냐”고 묻고 “바로 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은 뒤 그렇게 하도록 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대통령의 외국순방 때마다 양대 국적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민간항공기를 번갈아 이용해 왔으나, 지난 2010년 4월부터는 대한항공에서 장기임차 형식으로 빌려 사용하고 있다.
아부다비/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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