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50 ‘골든이글’ 제원
한국 T-50, 인니서 우선협상자로 선정
T-50을 생산하는 우리나라의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인도네시아가 공군 고등훈련기 도입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12일 “인도네시아 국방부로부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는 내용의 위닝 레터(winning letter)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현지에서 전달받았다”며 “우리나라가 미국과 러시아, 영국, 프랑스, 스웨덴에 이어 세계에서 여섯번째로 초음속 항공기 수출국에 진입하게 됐다”고 밝혔다. 우선협상대상자가 되면 일정 기간 배타적 협상 권리를 갖게 돼 협상과정에서 별다른 문제가 없는 한 사업 주체로 낙점된다고 회사 쪽은 덧붙였다.
김홍경 항공우주산업 사장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연 브리핑에서 “(다른 경쟁자에 비해) 파격적이고 차별화된 제안을 해 불리하던 상황을 뒤집을 수 있었는데, 여기서 말하는 파격적인 제안이란 통상적인 고등훈련기 가격에 비해 상당히 낮은 액수를 제시했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항공우주산업은 T-50 16대를 4억달러에 팔겠다고 제안한 상태로, 조만간 인도네시아와 구체적인 가격과 인도 시기, 훈련 체계 협조 방식, 소모성 부품 교체 등 후속지원 방안 등을 놓고 협상에 나설 계획이다.
김 사장은 “협상은 이르면 한두 달 안에 마칠 수도 있고 좀더 늦어질 수도 있는데 가급적 빠르게 협상을 진행시킨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 2월 방한한 인도네시아 특사단 숙소에 국가정보원 직원들이 잠입했다가 들통난 사건과 관련해서는 “인도네시아 쪽으로부터 아무런 얘기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T-50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실제 구매계약에 이르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 우선 2500만달러 수준으로 제안한 대당 판매 가격이 협상 과정에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실제 이날 별도 브리핑을 한 지식경제부는 ‘대당 2500만달러가 얼마나 합리적인 가격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괜찮은 가격이지만 조정 가능하다’고만 답할 뿐 구체적인 답을 내놓지 못했다. 또 T-50 공동개발자인 미국 록히드마틴사와의 수익 배분 문제도 풀어야 할 숙제다.
한편, 인도네시아가 T-50을 구매하는 대신 인도네시아가 스페인과 공동개발한 CN-235 수송기 4대의 구매를 요구했다는 일부 언론보도와 관련해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2008년 해경에서 4대를 구입했으나 과거의 일이고 지금 새롭게 진행되는 것은 없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최종 계약을 하는 데 있어서 국익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며 “어떤 단서나 요구조건이 붙어서 온 게 없다”고 말했다.
T-50은 우리나라 항공우주산업과 미국 록히드마틴이 13년간 2조원을 들여 공동개발한 초음속 고등훈련기로, 정부와 항공우주산업은 아랍에미리트와 싱가포르 등 외국에 수출하기 위해 공을 들여왔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황준범 이순혁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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