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15일 오전 청와대에서 제2기 지역발전위원회 위원들에게 위촉장을 수여한 뒤 홍철 위원장(오른쪽 넷째)을 비롯한 위원과 함께 간담회장으로 향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청와대 ‘재보선 악영향’ 불씨 차단
‘박근혜 특사’ 발표시점 두고
“친박성향 유권자 끌어안기”
선거 간접지원에 총력 해석
‘박근혜 특사’ 발표시점 두고
“친박성향 유권자 끌어안기”
선거 간접지원에 총력 해석
15일 청와대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이 제2기 지역발전위원회 위원 18명에게 위촉장을 주고 담소를 나누는 행사가 있었다. 이 대통령은 위원들에게 “지역 특성에 맞는 발전을 해야 지속성장을 할 수 있다”며 “많은 것을 하는 것보다 선택과 집중이 매우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애초 지역발전위원회는 이날 이 대통령에게 20조원 가까운 예산이 들 것으로 예상되는 2015년까지의 지류·지천 정비 계획을 보고할 예정이었으나, 계획 보완 필요성 등을 이유로 보고는 취소되고 간담회로 대체됐다. 실제로는 4·27 재보궐 선거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토해양부, 환경부가 지난 13일 ‘지류·지천 정비 사업을 예산 등 여건이 준비되는 곳부터 단계적으로 해나가겠다’고 발표하면 될 것을 거대 프로젝트처럼 묶어서 발표해버렸다”며 “이 때문에 4대강 사업과 연계돼서 불필요한 논란을 자초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지류·지천 정비 사업이 재보선 국면에서 4대강에 이은 ‘세금 먹는 하마’, ‘내년 총선·대선용 사업’ 논란으로 번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대통령보고 및 확정 발표를 미루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공식적으로는 “재보선은 모두 한나라당에서 알아서 하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이처럼 속으로는 재보선 승리에 여러모로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4·27 재보선 결과에 따라 당·정·청이 책임론과 쇄신론에 휩쓸리면서 이 대통령의 향후 국정 장악력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재보선 잘못되면 국정이 매우 힘들어질 수 있다”며 “요즘 최대 관심사는 재보선”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이 대통령의 특사로 이달 말 유럽을 방문하는 것도 재보선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공교롭게도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 사실을 4·27 재보선 선거운동 개시일(14일)에 발표했고, 박 전 대표가 출국하는 날짜는 재보선 다음날인 28일이다.
이인영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친박 성향의 유권자를 재보궐 선거에 끌어들이기 위한 포석으로 비칠 것 같다. 일종의 사이드 어택(측면 공격)이고, 옆구리 치고 들어오는 반칙에 해당한다”며 “이명박 대통령의 간접적인 선거지원의 하나라고 보인다”고 비판했다.
지난달 강재섭 한나라당 전 대표의 성남 분당을 보궐선거 사무소 개소식에 임태희 대통령실장의 부인이 참석한 것을 두고도 청와대 안에서조차 “적절치 않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김진선 전 강원지사가 지난달 대통령 지방행정특보직을 버리고 강원도로 달려간 것도 마찬가지다. 특보 사퇴 당시 명분은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활동’이었지만, 김 전 지사는 엄기영 한나라당 강원지사 후보의 명예선대위원장을 맡아 뛰고 있다. 청와대는 김 전 지사가 대통령 특보직을 유지한 채로 선거 지원 활동을 해도 법적으로는 문제없다는 법률 검토까지 한 뒤, 그럼에도 시비를 최소화하고자 특보직을 떼고 강원도에 투입했다.
한동안 정치 일선에 나서지 않던 이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의원도 지난 14일 분당을 강재섭 후보 사무실을 방문하고 19일에도 강원도를 찾아가기로 하는 등 4·27 재보선에 적극 나서고 있다. 황준범 이지은 기자 jaybee@hani.co.kr
한동안 정치 일선에 나서지 않던 이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의원도 지난 14일 분당을 강재섭 후보 사무실을 방문하고 19일에도 강원도를 찾아가기로 하는 등 4·27 재보선에 적극 나서고 있다. 황준범 이지은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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