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각폭 확대 여부에 촉각
청 참모진 개편 가능성도
청 참모진 개편 가능성도
청와대는 27일 ‘참패’로 드러난 재보궐선거 결과를 접하고 충격과 고민에 빠졌다. 여권 내부로부터는 들끓는 당·정·청 전면쇄신 요구에, 외부로부터는 ‘이명박 대통령의 레임덕(임기말 권력 누수)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진단에 직면하게 됐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이날 선거 결과에 아무런 공식 반응도 내놓지 않았다. 참모들은 “이번 선거에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며 거리를 두려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선거는 당에서 치르는 것이고, 6개월마다 치르는 재보선을 대통령의 국정운영과 연결짓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후폭풍을 최소화하고 싶은 욕구일 뿐, 청와대 내부에서도 비상 상황에 걸맞은 특단의 처방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내각과 청와대의 대대적 개편론이다.
애초 청와대는 재보선 결과에 상관없이 내각은 5월 초 기획재정부, 통일부, 농림수산식품부, 환경부, 국토해양부 등 5개 부처 장관 교체 인사를 발표하고, 임태희 대통령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참모진 개편은 당분간 하지 않는다는 방침이었다.
그러나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선거 결과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내각과 청와대 개편의 폭과 속도를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임태희 실장은 분당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공천 과정에서 자신의 아내를 통해 강재섭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한 터라, 선거 패배 책임론의 정점에 서 있다. 청와대 안에서는 임 실장이 28일 이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지금까지는 참모진의 사의를 반려해왔지만, 이번엔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이 대통령 주변에선 “임기 끝까지 함께하게 될 마지막 참모진을 꾸리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이 대통령이 또다시 참모진의 어깨를 두드리며 “계속 뚜벅뚜벅 일하자”고 다짐하는 것으로 넘어갈 수도 있다는 얘기다.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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