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3일 낮 청와대에서 경제 5단체장과 오찬을 하기에 앞서 참석자들과 환담하고 있다. 왼쪽부터 백용호 청와대 정책실장, 이희범 한국경영자총협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이 대통령,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사공일 한국무역협회장. 청와대사진기자단
경제5단체장 오찬 간담회
연기금 주주권 문제 등 언급안해
“기업, 국민에 긍정평가 받아야”
연기금 주주권 문제 등 언급안해
“기업, 국민에 긍정평가 받아야”
이명박 대통령이 3일 경제 5단체장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했다. 최근 정부 일각에서 제기된 초과이익 공유제, 연기금의 주주권 행사 등을 두고 재계에서 “반시장적”이라며 반발하자, 대통령이 직접 오해를 풀고자 마련한 자리다.
1시간40분간 진행된 오찬 분위기는 아주 좋았다고 홍상표 청와대 홍보수석이 전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말 속에는 ‘뼈’가 있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오찬에는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사공일 한국무역협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이희범 한국경영자총연합회장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정부는 기업을 잘되게 하는 것이 목표”라며 “어떻게 하든 그 원칙을 지켜나간다는 확고한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서로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찬에선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이 제기했던 초과이익 공유제나,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이 주장한 연기금의 주주권 행사 문제는 직접 언급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대기업-중소기업의 동반성장과 총수들의 인식 변화를 거듭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기업이 국민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야 우리 사회가 제대로 돌아간다”며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도 서로 상대를 존중하는 문화가 형성돼야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법이나 제도로 강제한다고 되지 않는다.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는 게 동반성장 얘기를 시작할 때부터 일관되게 가져온 나의 지론”이라며 “총수들이 조금 더 관심을 갖고 배려하면 문화가 바뀔 수 있고 큰 성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부드럽게 얘기했지만, 내용에는 뼈가 들어 있다”고 말했다. 재계에 ‘나는 친시장·친기업이고, 강압하지 않겠다’고 달래면서도, 동반성장과 일자리 창출, 사회적 기여 등에서 대기업들이 소극적이라는 불만을 에둘러 나타낸 것이라는 얘기다.
황준범 김재섭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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