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핵정상회의에 김정일 초청 용의”

이대통령, 메르켈 총리와 회담
‘북 비핵화 합의’ 전제로 제안

이명박 대통령이 “북한이 핵 포기를 확고하게 하겠다고 국제사회와 합의한다면 내년 3월26~27일 (서울에서 열릴 제2차) 핵안보정상회의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초대하겠다고 제안한다”고 밝혔다.

유럽 3개국을 순방중인 이 대통령은 9일(현지시각) 베를린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밝히고 “이는 북한의 밝은 미래를 위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날짜도 이날 처음 공개된 것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북한이 6자회담에서 언제까지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을 포함한 전체 핵 프로그램을 폐기하겠다고 밝히고, 나머지 5개국은 안보·경제에서 북한과 어떤 협력사업을 진행할지 계획을 내놓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4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제1차 핵안보정상회의에서도 “북한이 6자회담을 통해 핵을 포기할 확실한 의지를 보이고 핵확산금지조약(NPT)에 가입하면 기꺼이 (2차 회의에 김정일 위원장을) 초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에 비해 이번엔 ‘내년 3월’이라는 비핵화 합의 시한을 제시하며 좀더 정치적이고 적극적인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번엔 기자 질문에 ‘그럴 수도 있다’고 한 것이고, 이번엔 메르켈 총리와 논의해 공식 제안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를 위해 천안함·연평도 사태에 대한 사과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테러에 대한 사과는 핵 포기 의지의 진정성을 담보하는 최소한의 기준이라고 생각한다”며 “북한이 사과하는 문제는 6자 회담이나 남북 여러 가지의 기본”이라고 말했다.

베를린/황준범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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