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동포 미디어 <베를린리포트>의 아이디 ‘진달래’
청와대 “경호원들 아니다…현지 교민과 관광객” 해명
이명박 대통령의 독일 방문 기간 중에 “원전 반대” 등을 외치는 현지 시위대를 10여명의 검은 양복 무리들이 가로막았다가 현지 경찰에게 제지받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졌다.
현지 교민과 환경운동연합의 말을 종합하면, 한인 교민 50여명은 9일(현지시각) 낮 9시반께부터 독일 베를린의 대통령 궁 앞에서 “원전 폐기, 4대강 중단”을 요구하는 집회를 진행중이었다. 이 대통령은 이날 10시께 크리스티앙 불프 독일 대통령을 예방할 예정이었다.
이 대통령이 탄 차가 시위대 앞을 지나가기 직전 10여명의 검은 양복을 입은 무리들이 나타나 시위대 앞을 가로막았다. 이 가운데 한 여성은 우산을 들고 있었다고 집회 참가자는 전했다. 이들이 갑작스럽게 등장하자 근처에 있던 독일 경찰들은 급하게 달려가 이들에게 시위대 앞에서 비켜줄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
당시 시위에 참가한 현지 유학생 염아무개씨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이 대통령이 지나가는 때에 맞춰 머리를 짧게 깎고 검은 양복을 갖춰 입은 무리들이 나타나 도로와 시위대 사이를 가로막았다”고 말했다. ‘양복 무리’들은 이 대통령을 태운 자동차가 지나가는 동안 자리를 지켰다가 차가 지나간 뒤 자리를 떴다. 염씨는 “경호원이 아닌가 생각했다”며 “소통을 중시한다는 대통령이 먼 독일에서도 ‘명박산성’을 쌓는 듯해 씁쓸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장 사진 등을 보면 이들을 경호원이라고 단정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유럽에 사는 이명박 대통령 지지자들일 가능성도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독일 경찰에 확인해 보니, 현지 교민과 관광객들이라고 했다”며 “경호실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이날 시위대는 ‘4대강 파괴, 원전 건설이 녹색성장?’, ‘체르노빌, 후쿠시마, 다음은 한국?’ 등의 손팻말 등을 들고 나와 녹색성장 정책의 허구성을 비판했다. 한 교포 예술가는 이 대통령의 얼굴 옆에 ‘그는 항상 거짓말을 한다’는 문구를 적은 초상화를 직접 그려 들고나와 눈길을 끌기도 했다. 독일 녹색당 공동설립자인 에파 크뷔슈토프 전 유럽의회 의원도 참석해 “한국의 강 파괴 사업과 핵 발전 확대 정책”을 비난했다.
권오성 기자 트위터 @5thsage. 사진은 독일 동포 미디어 <베를린리포트>의 아이디 ‘진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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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을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이 경호원들에 둘러싸여 있다. 사진 츠카사 야지마(Tsukasa Yaji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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