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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대통령실

지역 균형발전 ‘휴지 조각’…총선 의식해 ‘속전속결’

등록 2011-05-15 19:21수정 2011-05-16 19:39

국책사업 및 대형사건·사고 관련 지역 반발 기류
국책사업 및 대형사건·사고 관련 지역 반발 기류
신공항·LH·과학벨트 입지선정 ‘정치적 결정’
취임직후 할 일 3년 미루다 갈등만 조장해
여권서도 “어정쩡한 정부에 일차 책임 있다”
정부가 16일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과학벨트) 거점지구를 공식 발표하면 동남권 신공항 건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 입지를 포함한 ‘지역갈등 유발 국책사업 빅3’가 사실상 정리된다. 그러나 이들 국책사업 입지선정에서 제외된 지역과 정치권은 “정부가 지역균형 발전에 대한 인식 부재와 뒤늦은 ‘속전속결’로 지역 갈등을 증폭시켰다”고 반발하고 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15일 “과학벨트의 핵심시설인 중이온가속기와 기초과학연구원 본원이 들어갈 거점지구는 대전 대덕특구로 결정됐으며, 대구와 광주에 기초과학연구원 분원을 설치해 연구예산을 전국에 골고루 나누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3월30일 동남권 신공항 건설 백지화를, 5월13일에는 토지주택공사 본사 경남 진주 일괄 이전 결정을 공식 발표했다.

정부가 그동안 미뤄뒀던 굵직굵직한 지역갈등 유발 국책사업을 속속 매듭짓는 것은 이명박 대통령 집권 4년차인 올해가 난제를 정리할 마지막 기회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올 하반기를 넘기면 내년 4월 총선, 12월 대선 일정과 맞물려 정치 논쟁이 증폭되고 청와대의 국정 장악력도 약화돼 ‘갈등 정책 현안’을 제대로 처리하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지난해보다 낮아진 게 사실이지만, 이달까지 갈등 현안들을 정리하고 나면 저점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청와대의 바람과 달리 관련 지역과 정치권의 반발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토지주택공사의 경우 ‘진주·전주 분산 배치’를 주장해온 호남과, 이를 당론으로 채택한 민주당의 반발이 거세다. 과학벨트 또한 거점지구에서 탈락이 예상되는 대구, 광주, 경기 과천, 경북 포항 등이 저항을 예고하고 나섰다.

‘지방균형 발전 의지 부족’으로 결단을 미루던 이명박 대통령이 내년 총선과 대선을 의식한 정치적 결정으로 지역 갈등을 증폭시키고 문제를 키웠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이들 문제는 취임 뒤 진작 해결했어야 하는 문제들인데 그때마다 지방선거, 재보궐선거 등에 대한 정무적 고려 때문에 계속 미뤄져 왔다”고 말했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도 “문제의 본질은 지역간 대결이고,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정부의 어정쩡한 태도”라며 “지역간 대결에 불이 붙고 있다. 그 일차적 책임은 정부에 있다”고 비판했다.

전병헌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정부의 가장 중요한 역할 가운데 하나는 갈등을 관리·조정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이 대통령은 본래 충청권에 위치하게 돼 있는 과학벨트 공약을 자신의 세종시 수정 추진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건드리면서 없던 지역갈등을 오히려 조장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노무현 정부에서 지역균형 발전 차원에서 한나라당과 추진을 합의한 세종시 계획을 수정하기 위해 이 대통령이 과학벨트 입지 변경을 시도한 게 문제라는 것이다.

하지만 청와대는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때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회견을 통해 사과했던 것과 달리, LH와 과학벨트 선정과 관련해서는 대통령이 전면에 나서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는 이 대통령이 대선 공약을 번복한 것이어서 국민 앞에 직접 사과했지만, 과학벨트는 ‘충청권에 조성’이라는 대선 공약을 지키는 것이고, 이 또한 과학자 등 전문가들이 객관적으로 결정한 것이어서 성격이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엘에이치의 경우도 주공 토공 통합 결정에 따라 본사 입지 문제가 발생했지만, 큰 틀에서 이전 정부의 지방 혁신도시 사업을 계속 추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방침에 따라 김황식 국무총리는 과학벨트 유치위의 입지선정 발표 뒤인 16일 토지주택공사 본사 이전과 과학벨트 선정이 정치논리가 배제된 가운데 객관적으로 진행됐다는 점을 강조하며, 국민적 이해를 당부할 것으로 알려졌다.

황준범 신승근 이지은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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