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대통령실

고위공직자 로펌취업 제한한다면서…
로펌출신 장관 앉히는 청와대

등록 2011-05-19 08:27수정 2011-05-19 15:19

권도엽 지명 ‘이중잣대’…전관예우 규제안 발표도 청문회 뒤로 연기
청와대는 오는 25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 예정이던 제3차 공정사회추진회의를 일주일 뒤인 6월1일로 연기했다. 이 회의에는 고위 공직자들이 퇴직 이후 일정 기간 동안 로펌(법무법인)이나 세무·회계법인에 취업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전관예우’를 강하게 규제하는 내용들이 보고될 예정이다.

전관예우 규제는 이 대통령이 지난해 8·15 경축사에서 제시한 뒤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공정사회 만들기’의 핵심 과제로, 청와대는 4·27 재보궐선거 패배 이후 부산저축은행 사태를 지렛대 삼아 전관예우 관행 철폐에 팔 걷고 나섰다.

그 청사진을 제시할 3차 공정사회추진회의를 다음달 초로 미룬 이유에 대해 청와대는 “구체적 방안을 준비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로는 5·6 개각에 따른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23~26일)와 관련이 있다고 청와대 관계자들이 18일 전했다.

5명의 장관 후보자 중에서도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26일)가 문제다. 권 후보자는 지난해 8월 국토부 차관에서 물러난 뒤 4개월 만인 12월부터 올 4월까지 5개월 동안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 고문으로 재직하며 다달이 2500만원의 급여를 받았다. 야당은 이 문제를 벼르고 있다. ‘공직자 로펌행 제한 방안’ 제시와 로펌 출신 권 후보자 청문회가 함께 이뤄지는 모순적인 풍경을 피하고 싶은 게 청와대의 속내다.

청와대는 올해 초부터 고위 공직자들의 로펌행을 엄격하게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한편에서는 공직에서 물러난 직후 대형 로펌에서 일했던 사람을 버젓이 고위 공직자 후보자로 지명했다.

청와대는 지난해 9월 인사시스템을 강화하면서 200개 항목의 ‘고위공직 예비후보자 사전 질문서’를 만들었고, 여기에는 “퇴직 이후 법무법인 등에 취업하여 고문역, 자문역 등으로 일한 경력이 있습니까?”라는 질문도 포함돼 있다. 또 올 1월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 낙마 사태 이후 로펌 출신자의 공직 기용에 더욱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청와대의 권 후보자 인선 과정에서 로펌 경력은 심각한 고려 사항이 못 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권 후보자가 로펌에서 받은 급여는 월 실수령액 1800만원 수준으로, 30년 공직 경력에 견줘 월등히 높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공직자의 로펌행을 제한하는 법이 아직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엄격한 기준을 적용할 수는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그러나 ‘말 따로 행동 따로’인 청와대 행태를 두고 “스스로 공신력을 떨어뜨리는 행위”라는 지적이 나왔다. 청와대 공보수석과 환경부 장관을 지낸 윤여준 한국지방발전연구원 이사장은 “청와대가 로펌 출신 인사를 장관에 기용하면서 전관예우를 없애겠다고 하면 국민들이 그 진정성을 믿어주겠느냐”며 “다른 사람들한테는 전관예우를 하지 말라고 하면서 자신들은 필요에 따라 원칙을 깨는 것은 공권력 편의주의”라고 말했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1.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2.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3.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4.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5.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