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8월 이후 첫 단독만남
박 대선행보 인정할지 관심
박 대선행보 인정할지 관심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오는 3일 청와대에서 오찬을 함께 할 예정이라고 홍상표 청와대 홍보수석이 31일 발표했다.
이 대통령은 박 전 대표로부터 지난 4월28일~5월8일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네덜란드·포르투갈·그리스를 다녀온 결과를 보고받을 예정이다. 이때 동행했던 권영세·권경석·이학재·이정현 의원도 오찬을 함께 한다.
오찬에 이어 이 대통령은 박 전 대표와 단독 면담을 하고 국정 및 정치 현안에 관해 폭넓게 의견을 나눌 예정이라고 홍 수석이 전했다.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가 단독으로 만나는 것은 지난해 8월21일 이후 10개월 만이다.
박 전 대표의 대변인 격인 이정현 의원은 “지난해 8월 회동 때 정권 재창출이란 공동의 목표를 확인한 뒤 이어져온 좋은 관계를 재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단독 회동에서는 한나라당의 7·4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 지도부 선출과 당 운영 및 정책 방향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내년 4월 총선 공천과 선거전을 책임질 당 대표를 어떤 인물로 할지와, 박 전 대표 등 대선주자들의 행보에 대해 교감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친박근혜계 안에서도 이번 회동에서 이 대통령이 박 전 대표에게 대선주자로서의 활동 개시에 관해 어느 정도 ‘양해’해주지 않겠느냐는 기대를 표출하고 있다. 박 전 대표 쪽 핵심 인사는 “이 대통령의 임기가 많이 남아 있던 지난해 8월과 임기말에 접어든 올 6월은 정치적으로 큰 차이가 있다”며 “차기 대선주자들이 본격적으로 움직일 시기인 만큼 이 대통령이 이를 양해해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인사는 특히 “지난해 8월만 해도 한나라당이 여러 실책을 만회할 시간이 있었지만, 지금은 정상이 아닌 비상 체제다. 그 누구에게 당을 맡겨놔도 제대로 돌아가겠는가 싶은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발언은 박 전 대표가 이번 회동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대선행보에 나설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이 대통령에게 그 공간을 보장해 달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박 전 대표는 최근까지 이 대통령과의 불필요한 정치적 갈등과 당내 계파갈등 확산을 우려해 적극적인 대선 행보를 자제해왔다.
황준범 성연철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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