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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대통령실

결국 청와대가 나서 ‘마지막 조정’

등록 2011-06-20 19:57수정 2011-06-20 22:03

‘수사권 타결’ 막전막후
총리실 중재안에도 검경갈등 계속
대통령이 “밥그릇 싸움한다” 질타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조정 문제는 20일 청와대가 나섬으로써 막판 타결됐다. 지난달 30일 국무총리실이 검·경 중재역을 맡은 지 3주 만으로, 정부안 마감 시한인 이날 오후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를 두시간여 앞두고 합의가 이뤄졌다.

애초 청와대가 수사권 조정 문제를 총리실에 맡긴 것은, 정부기관 간의 다툼인데다 김황식 총리가 대법관까지 지낸 법조 경력과 연륜을 갖추고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하지만 검·경의 힘겨루기는 계속됐고, 17일에는 이명박 대통령이 “검찰·경찰 싸우는 것을 보니 한심하다. 밥그릇 싸움을 하고 있다”고 질타하기에 이르렀다.

김 총리는 17일 검찰의 수사지휘권과 경찰의 수사개시권을 명문화하는 중재안을 마련했지만, 19일까지도 평검사들이 집단 반발하고 경찰도 버티며 최종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20일 오전 임태희 대통령실장에게 최종 담판을 지을 것을 지시했다고 김두우 청와대 홍보수석이 전했다. 이번 논의에 깊이 관여한 청와대와 정부 핵심 관계자들은 “19일 저녁에 총리실장과 법무부·행안부 차관이 따로 논의해 사실상 합의 가닥을 잡고, ‘20일 청와대에서 마지막 조정을 하자’고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20일 오전 10시 청와대 서별관에서 열린 최종 회의에서 임태희 실장은 이귀남 법무장관, 맹형규 행정안전부장관, 조현오 경찰청장을 테이블 안쪽에 몰아넣고, “오늘 합의 안 되면 여기서 못 나간다”며 압박했다. 임 실장은 참석자들을 별실로 끌고가 개별 설득을 하기도 했다. 청와대 참모들 사이에는 이 대통령이 “밥그릇 싸움 한심하다”고 질책까지 했는데도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대통령 지도력에 심각한 타격이라는 위기감이 있었다고 한다. 이날 합의된 내용이 김황식 총리가 제시했던 중재안과 차이가 없는 만큼, 막판 청와대의 힘으로 합의문에 서명을 받아내는 모양을 갖춘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검·경 합의에 대해 이날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부처간 의견이 다른 경우는 청와대가 중재자가 되어 적극적으로 조정하라. 이번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처럼 국가적으로 현안이 되는 것은 소극적으로 생각하지 말고 청와대가 나서야 할 때는 몸을 던지라”고 말했다고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공정사회의 두 기둥인 검·경이 큰 타협을 본 것은 국민 입장에서도 바람직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날 합의는 검찰의 손을 들어줬다는 평가가 많다. 검찰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내 편’으로 끌고 가려는 청와대가 수사권 조정에서도 내심 경찰보다는 검찰 쪽 주장에 무게를 뒀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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