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대표와 회동뒤 발표’ 요구…당에서 결국 거부하자 허탈
청와대는 23일 한나라당이 등록금 완화 방안을 발표하자 다소 허탈해하는 반응을 보였다. 오는 27일 이명박 대통령과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청와대 회동에서 등록금 해법을 논의하기로 해놨는데 여당이 김을 빼버린 셈이기 때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오전, ‘한나라당이 오후에 등록금 대책을 발표할 예정인데 청와대 입장은 무엇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당의 상황을 이해하고 존중한다”면서도 “27일 대통령과 야당 대표의 회담에 등록금이 의제로 포함돼 있는데 야당 상황도 고려를 해주셨으면 하는 약간의 아쉬움도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등록금 관련 22일 밤 당·정협의 및 23일 당의 발표 계획을 접하고 당 지도부에 “대통령과 손 대표 회동 뒤로 발표를 미뤄달라”고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계획대로 발표했다.
그 직후 김두우 청와대 홍보수석은 기자들에게 “당에서 ‘최종 합의된 건 아니다’라고 밝히지 않았느냐”며 “등록금 문제는 한나라당이 먼저 제기했고 대안을 내놓고 싶어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 ‘엎질러진 물’이라는 판단에 따라 여당과 야당, 관련 부처를 자극하지 않으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청와대 안에는 여당이 ‘독자 행보’를 강화하는 데 대한 우려가 있다. 앞서 한나라당은 지난 16일 의원총회를 열어 법인세·소득세 추가감세 철회 방침을 확정하고 정기국회에서 추진하기로 했다. 감세 기조를 유지하는 청와대에 반대의 뜻을 명확히 한 것이다. 청와대는 “국회와 협의하고 설득하겠다”고만 하고 있다. 이날 한나라당의 등록금 대책 발표를 두고도 청와대 관계자는 “우리는 말렸지만 당이 고집하는데 어쩌겠느냐”고 말했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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