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대통령실

손대표 대학등록금 문제 꺼내자 MB “정치적 활용 안돼” 반박

등록 2011-06-27 22:16

이명박 대통령과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27일 청와대 조찬 회동이 끝난 뒤, 청와대와 민주당은 각각 오전·오후에 걸쳐 2~3차례씩 ‘핑퐁 브리핑’을 이어갔다. 이용섭 민주당 대변인이 브리핑을 하면 김두우 청와대 홍보수석이 즉각 일부 ‘보정’하는 식이었다. 이렇게 퍼즐 맞추기 식으로 드러난 회동 분위기는 ‘팽팽한 신경전’이었다.

회담장에서 손 대표는 의제 관련 서류뭉치를 테이블 위에 올려두고 이 대통령을 압박했고, 이 대통령은 경청하면서도 ‘할 말’을 했다. 대학 등록금 문제를 두고 손 대표가 내년부터 ‘반값 등록금’이 되도록 재정 지원을 해야 한다고 하자, 이 대통령은 “이걸 너무 정치적으로 활용해서는 안 된다. 야당 내부 사정도 있겠지만 우리 사회가 성숙하게 가야 한다”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정부 때 공립대 등록금이 50% 올랐는데 그때는 ‘반값 등록금’ 말이 안 나왔다. 내가 집권하고 3년 동안 평균 3% 정도 올랐는데 반값 얘기가 나오고 있다”는 불만도 표출했다.

유럽과 미국의 대학시스템을 말하며 손 대표가 “유럽이 복지병으로 망한다고 했는데 안 망하지 않았느냐”고 하자, 이 대통령은 “그런데 유럽 가보면 정상들이 ‘우리 교육 실패했다’고 한다”며 “유럽과 미국의 장점을 따야겠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가계부채 800조원은 부동산 살리기 정책 실패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저축은행 사태를 두고는 두 사람이 공분을 표했다. 손 대표는 “하반기로 미루면 선거정국에 들어가 문제해결을 못 할 수도 있다. 과감하게 수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해외 가보니까 저축은행이 몇천억 융자를 해서 아파트를 지었는데 분양이 안 돼서 다 죽게 됐다는 얘기를 하더라”며 “어떻게 그런 돈이 나갔는지 모르겠다. 매우 화가 났다”고 했다.

회담 말미에는 손 대표가 남북 정상회담 재추진, 법인세 감세 추진, 홍수기 4대강 공사 중단 등 10여개의 별도 의제들을 열거하며 관련 문건을 이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남북 정상회담 같은 얘기는 따로 기회를 만들어서 할 문제인데…”라며 ‘의제 외 주제’를 꺼낸 데 우회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날 회동은 처음부터 끝까지 김두우 홍보수석과 이용섭 대변인이 배석한 ‘2+2’ 형식으로 진행됐다. 실무협의 과정에서 청와대는 이 대통령과 손 대표의 단독회담을 제안했으나, 민주당은 ‘밀실 야합’으로 비칠 것을 우려한 때문인지 이를 거부했다.

회담 시작에 앞서 해장국 식사를 하면서 이 대통령은 지난달 조용히 치러진 손 대표 딸의 결혼식을 언급하며 “나는 가깝다고 생각했는데 연락 안 해서 섭섭하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민폐 끼칠까 봐 그랬다. 실제로 서운해한 사람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청와대와 민주당 모두 공식적으로는 ‘성공한 회담’으로 평했다. 그러나 청와대에선 “오랜만에 만났다는 점에 만족해야 할 것 같다”는 얘기들이 나왔고, 민주당에서도 “손 대표가 좀더 전투력을 보였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들렸다.황준범 이유주현 기자 jaybe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1.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2.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3.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4.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5.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