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내부선 “별 관심없어”
김준규 총장 사표 내든 말든
어차피 이달 중순 후임 발표
김준규 총장 사표 내든 말든
어차피 이달 중순 후임 발표
청와대는 1일 김준규 검찰총장이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한 검찰 간부들의 반발과 관련해 사의를 밝힌 데 대해, “별 의미가 없는 행동”이라며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김 총장이 “오는 4일 입장을 표명하겠다”며 사표 제출을 예고한 것과 관련해, “이명박 대통령이 아프리카 순방(2~11일)으로 부재중인 상황에서 검찰총장이 사표를 내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책임 있는 사람이라면 그래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미 한차례 김 총장의 사의를 반려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3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세계검찰총장회의에서 만난 김 총장이 “지휘를 못 하겠다. 제가 책임지겠다”고 사의를 밝히자 “임기 중에 나가는 건 적절치 않다. 총장이 중심 잡고 일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배석자들이 전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김 총장이 사표를 내더라도 그와 관계없이 애초 계획한 대로 이 대통령 해외 순방 뒤 중순께 후임 검찰총장 후보자를 발표할 방침이다. 김 총장의 임기는 8월19일까지로, 국회 인사청문회 일정을 고려해 이달 중순에 후임자를 지명해야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 총장은 후임자가 지명되면 어차피 사실상 임기가 끝나는 것”이라며 “그보다 며칠 앞당겨 물러난다는 건 의미가 없다. 별 관심도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 안에서는 “김 총장이 조직 내부로부터 몰려서 그런 것 같다”, “밉다 못해 딱하다는 생각이 든다”는 얘기들이 나왔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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