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20일 오후(현지시각) 미국 뉴욕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에서 ‘양심의 호소 재단’이 수여한 세계지도자상을 수상하고 있다.
뉴욕/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세계 지도자상’ 수상 연설
이명박 대통령은 21일 오전(현지시각) “북한이 공영의 길을 택한다면 북한을 돕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개막한 제66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북한 핵위협이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그리고 세계평화에 커다란 도전이 되고 있다”며 “북한이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상생과 공영의 길을 택한다면 기꺼이 북한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대통령은 “우리나라가 유엔이 표방하는 민주주의, 인권, 개발의 가치를 가장 모범적으로 구현한 국가로 성장했다”며 “그간 국제사회로부터 받은 것 이상으로 국제사회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최근 중동 지역 민주주의 확산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히고, 유엔 안보리의 민주성과 책임성 강화 등 유엔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연설은 우리나라의 유엔 가입 20주년에 맞춰 이뤄졌다.
앞서 이 대통령은 20일 저녁 뉴욕 월도프아스토리아호텔에서 ‘양심의 호소 재단’이 주는 ‘세계 지도자상’을 받은 뒤 연설에서 “대통령 재임 중에 내가 할 역할은 통일의 날이 오도록 기초를 닦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먼저 비핵화를 통해 한반도 평화에 대한 위협을 제거하고 남과 북이 상호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이를 바탕으로 남북간 경제 협력을 강화하여 공동번영의 길로 나아가고, 평화통일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비핵화를 전제로 남북 경협 등을 하겠다는 기존의 ‘비핵·개방·3000’ 정책을 재확인한 셈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이날 유엔 총회연설에서 북한이 비핵화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며, “북한이 국제법을 벗어난 길을 계속 걸어갈 경우 북한은 더 큰 압박과 고립에 처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과 함께 이란 핵무기에 대한 우려도 언급하며 “이란 정부는 핵 프로그램이 평화적이라는 것을 입증할 수 없으며, 국제적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은 물론 평화적인 원자력을 제공하겠다는 제안도 거절했다”고 덧붙였다.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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