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퇴임뒤 사저 ‘편법 매입’ 논란

아들 명의로 대출 받아 내곡동 땅 구입
청 “대통령 명의 구입땐 땅값상승 우려”

이명박 대통령이 퇴임 뒤 현재의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 대신 서초구 내곡동에 거주하기 위해 내곡동 일대에 땅을 새로 샀다고 청와대가 9일 밝혔다. 그러나 사저용 터 463㎡(140평)를 아들 이시형(33)씨가 빚을 내 사들이는 등 ‘편법 매입’ 논란이 일고 있다. 땅값이 비싼 논현동 집에 경호시설을 짓겠다며 신청한 예산으로 땅값이 싼 지역에 대규모 시설을 짓는 것을 두고도 비판이 제기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이 대통령의 논현동 사저 주변은 땅값이 너무 비싸 주변에 경호시설을 건립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대체 부지를 물색하던 중 사저용 부지 463㎡와 경호시설용 부지 2143㎡(648평) 등 모두 2606㎡(788평)의 내곡동 땅을 지난 5월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사저용 터는 이 대통령이나 부인 김윤옥씨가 아니라 아들 시형씨 명의로 돼 있으며, 은행 대출 등으로 11억2000만원을 마련해 사들였다. 부지 대금 가운데 6억원은 시형씨가 이 대통령 논현동 자택의 일부를 담보로 농협 청와대지점에서 대출받았으며, 나머지 5억2000만원은 친척들한테서 차용증을 써주고 빌린 돈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시형씨는 은행 대출 이자만으로 매달 250만원 정도를 부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처음부터 대통령의 이름으로 땅을 살 경우, 위치가 노출돼 호가가 두세배 올라가고, 시설 건축 과정에서 경호상의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며 “이 대통령이 건축허가 시점을 전후해 납세 등 적법한 절차를 거쳐 취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창현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