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미 출국 앞서 명의변경 지시
이명박 대통령은 퇴임 뒤 옮겨갈 서울 서초구 내곡동 사저 땅을 아들 시형(33)씨 명의에서 자신의 이름으로 변경하기로 하고 매입 절차에 들어갔다.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11일 “이 대통령은 미국 국빈 방문을 위해 오늘 출국하기에 앞서 가족들에게 장남 시형씨 앞으로 된 내곡동 사저 땅을 즉시 대통령 앞으로 바꾸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를 위해 강남구 논현동 자택을 담보로 은행에서 융자를 받을 예정이다. 매매 가격은 아들 시형씨가 이 땅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부담한 금액 전체을 보전해주는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아들 시형씨가 매입한 값인 11억2000만원 △시형씨가 이미 부담한 취등록세 3000여만원 △시형씨의 은행 이자 등을 더해 12억원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매매 계약 시점은 이 대통령의 새로운 은행 대출과 세금 관련 세부사항을 검토한 뒤 결정될 예정이며, 오는 16일 이 대통령이 미국 국빈방문을 끝내고 귀국할 때는 가닥이 잡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 대변인은 “애초 건축허가를 받는 시점에서 이 대통령이 매입할 계획이었으나, 최근 언론보도로 사저와 관련된 구체적 사실이 공개됨에 따라 더 늦추지 않고 즉시 구입 절차를 밟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미국 국빈 방문을 위해 4박6일 일정으로 워싱턴을 향해 출발했다. 이 대통령은 오는 13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과 상하원 합동 의회 연설을 하고, 14일엔 오바마 대통령과 동행해 디트로이트를 찾을 예정이다. 미국 의회가 오는 12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를 처리함에 따라 정상회담 및 의회연설에서 이 문제가 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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