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을 방문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각) “우리나라는 시끄러운 나라”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저녁 열린 동포 간담회에서 “국내 신문을 보면 시커먼 것(기사 제목)으로 매일 나온다”며 이렇게 말했다. 자신이 퇴임 뒤 거주할 서울 서초구 서초동 내곡동 사저를 둘러싼 논란이 거센 상황을 두고 한 발언으로 보인다. 여당의 대표까지도 사저 주변 경호시설의 축소를 요구하고 나서는 등 들끓고 있는 여론을 단순히 ‘시끄러운 일’이라고 지칭한 셈이다.
내곡동 사저 땅을 둘러싼 논란이 거세지자 청와대 쪽에선 경호시설을 축소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일단 경호시설용 부지(2143㎡, 648평)가 전임 대통령의 경우에 견줘 지나치게 크다는 차가운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사저와 경호시설이 들어갈 토지는 땅 주인이 나눠서 팔기를 원치 않아 묶음으로 살 수밖에 없었다”면서도 “국가 예산이 들어간 경호 용도 땅은 다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방문중인 미국 워싱턴에서 “경호시설용 부지의 일부를 일반인에게 되파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다만 현실적으로 토지의 일부가 팔릴 가능성은 낮아 보여 고민”이라고 말했다.
앞서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세금이 들어가는 경호동 문제는 대폭 축소하도록 청와대에 요청을 했다”고 말했다. 워싱턴/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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