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국빈만찬에 초청
오바마 “MB와 정 느낀다”
한국말로 ‘정’ 수차례 언급
오바마 “MB와 정 느낀다”
한국말로 ‘정’ 수차례 언급
이명박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각) 미국 의회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 “원칙에 입각한 대북 접근을 일관되게 유지해 나가는 길만이 북핵 문제를 궁극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열쇠”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북한의 발전은 평화를 유지하고 도발하지 않겠다는 북한 스스로의 결단과 의지에 달려 있다”며 이렇게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전날 미국 의회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비준한 것과 관련해 “1953년 한미 상호방위조약이 통과된 이 자리에서 2011년 한-미 자유무역협정도 비준됨으로써 한-미 관계의 새로운 장이 열렸다”고 말했다. 한-미 동맹과 관련해 “우리는 ‘피로 맺어진 동맹’이다”라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통일 한국은 어느 국가에도 위협이 되지 않고 이웃 국가들의 번영을 촉진할 것이며 동아시아의 안정과 세계 평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한반도 비핵화하는 목표가 달성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대통령은 지난 60년간 한국의 민주주의와 경제 발전 경험을 소개하며 “아무런 자원도 기술도 자본도 경험도 없는 나라가 단 한 세대 만에 오늘의 한국을 이룬 것은 교육의 힘”이라고 말했다.
40분 가까이 이어진 이날 연설에서 미국 상·하원 의원들은 5번의 기립박수를 포함해 모두 45번의 박수를 이 대통령에게 보냈다. 오바마 정부 출범 이후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을 한 외국 정상 가운데 가장 많은 횟수의 박수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존 베이너 하원의장의 소개를 받은 뒤 연설을 시작했고 미 의회의 한-미 자유무역협정 비준을 평가한 대목에서 첫번째 갈채가 터졌고,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의원들을 일일이 호명한 대목 등에서 기립박수를 받았다. 이 대통령의 연설이 끝나자 상·하원 의원 10여명은 이 대통령에게 몰려가 사인을 받기도 했다. 부인 김윤옥씨는 차녀 승연(38)씨와 함께 귀빈석에서 이 대통령의 연설 모습을 지켜봤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저녁 백악관으로 이 대통령을 초청해 함께한 국빈만찬에서 “이 대통령과의 관계에서 ‘정’을 느낀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또 “한-미 동맹의 핵심은 아주 한국적 개념으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개념은 시간이 갈수록 깊어지는 ‘정’”이라고도 했다. 그는 ‘정’이라는 단어를 영어가 아닌 한국어로 여러번 언급했다. 건배 제의도 우리말로 “건배”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14일 오전 워싱턴을 떠나, 오후엔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인근 오리온의 지엠(GM) 공장을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방문했다. 두 정상은 공장시설을 둘러본 뒤 직원 등을 상대로 한 연설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이 양국에 커다란 이익과 기회를 가져다줄 것임을 강조했다.
워싱턴 디트로이트/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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