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23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관련 긴급 관계장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주말 발생한 박건찬 종로경찰서장 사건과 관련해 “제복을 입은 경찰관에 대한 폭력은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28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고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에 앞서 박건찬 종로경찰서장은 지난 주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집회에 경찰 정복 차림으로 시위대 속에 들어갔다가 계급장이 뜯기는 등의 봉변을 당했다. 경찰이 김아무개(54)씨를 유력 용의자라며 붙잡아 처벌할 방침을 밝힌 가운데 이 대통령의 이런 언급은 FTA 반대 집회에 대한 강력한 대처를 주문한 것으로 읽힌다.
트위터 등에서는 이 대통령의 언급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경찰이 엄동설한에 FTA 집회 참가자들에게 물대포를 난사한 것에는 아무런 언급이 없다가 시위대의 경찰 폭행만 부각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박 서장의 사건에 이 대통령이 즉각적인 반응을 보임으로써 공안정국 조성용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트위터 이용자 ‘yagument***’는 “제복 입은 경찰관에 대한 폭력(이 있었다면)은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 아니라 독재정권에 대한 위협이겠지”라며 “그 폭력(이 있었다면)은 경찰이 지키는 게 ‘민주주의’가 아니라 ‘다른 무엇’을 지키고 있는 상황에 대한 저항일 테고”라고 썼다.
‘@kyongmi***’는 “청와대가 제복을 입은 경찰관에 대한 폭력은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라고 했는데, 그럼 제복 입은 경찰관의 니들 주인인 국민에 대한 폭력은 뭐냐”고 지적했다.
‘@Danny_B***’는 “종로경찰서장 MB와 짜고 치는 고스톱. 멍든 걸로 전치 3주. 물대포는 살인무기인데”라고 비난했다.
‘@Hurp***’는 “흠. 종로서장이 갑자기 ‘제복’을 입고 시위대에 뛰어든 깊은 뜻이 있었구나”라고 썼고, ‘@d***’는 “공권력에 대한 폭력은 나도 반대지만, 공안정국 만들기 위해 일부러 간 것처럼 보인다”며 “종로경찰서장이 조만간 서울 경찰청장으로 승진하겠군”이라고 비꼬았다.
박종찬 기자 pjc@hani.co.k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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