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통령-후진타오 정상회담…“국내절차 밟아나가자” 합의
중국을 국빈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은 9일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고,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공식협상 개시에 필요한 ‘국내 절차’를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청와대는 국내 절차를 한두 달 안에 마무리한다는 방침이어서 이르면 다음달 양국의 공식협상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두 정상의 합의는 사실상의 협상 개시 선언으로 읽힌다.
이 대통령과 후 주석은 이날 단독·확대 정상회담에서 “경제협력 추세가 더욱 강화될 수 있도록 한-중 자유무역협정 공식협상 개시에 필요한 (한국의) 국내 절차를 밟아 나간다”고 합의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김태효 청와대 대외전략비서관은 정상회담 뒤 “공청회 등 국내 절차는 한두 달 안에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되고, 이어 협상 개시를 선언할 예정”이라며 “한-중 에프티에이 협상은 두 단계로 나눠 1단계에선 농업과 섬유 등 민감한 품목에 대해 먼저 협의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청와대가 종전의 다소 소극적이던 한-중 에프티에이에 대한 태도를 적극 추진 쪽으로 바꿈에 따라 조만간 양국 협상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두 정상은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한반도 평화와 안정’이라는 양국의 목표에 대한 협력 의사를 확인했다. 특히 후 주석은 “(김정일 위원장 사망 이후) 이 대통령의 신년 연설을 포함해 최근 한국 정부가 북한에 대해 보여주고 있는 차분하고 여유있는 태도를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고 김 비서관은 전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에 따른 해경 사망 사건과 관련해 “중국 쪽의 효과적인 조처를 희망한다”고 말했고, 후 주석은 “중국 어민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베이징/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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