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후임으로 고흥길(68) 한나라당 의원 등 4명으로 후보군을 압축하고 고심중인 것으로 29일 전해졌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이 대통령이 다음주 방통위원장 후임 인선을 마무리짓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후보군을 4명으로 압축했으나 이 가운데 아직 유력자가 있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새 방통위원장 후보로는 고 의원 외에, 송도균(69) 전 <서울방송>(SBS)> 대표이사 사장, 손기식(62)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장, 홍기선(70) 케이블텔레비전시청자협의회 위원장 등이 거론된다.
3선의 고 의원은 <중앙일보> 편집국장 출신으로,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으로 있던 지난 2009년 2월 미디어 관련법을 상임위에 기습 상정한 바 있다. 송 전 사장은 <한국방송>(KBS)과 <문화방송>(MBC)를 거쳐 에스비에스 보도본부장을 역임했다. 손 원장은 사시 14회로 사법연수원장을 지낸 법조인이고, 홍 위원장은 고려대 언론대학원장을 지낸 학자 출신이다.
언론계에선 정치적 중립성과 방송의 공공성에 대한 이해를 갖춘 인물이 후임이 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권혁남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대통령 멘토가 방통위원장으로 있으면서 얼마나 국민에게 실망을 안겨줬느냐”며 “특정 정파나 특정 이해관계에 휘둘리지 않을 중립적 인물이 후임으로 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창현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최 위원장은 조중동 종편으로 미디어 생태계를 파괴한 사람인 만큼, 후임은 미디어 공공성을 회복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전규찬 언론개혁시민연대 대표는 “미디어권력과 정치권력의 잘못된 결탁은 나중에 방통위 해체로 이어질 수 있다”며 특정 신문·방송사 출신은 배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유진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현 정부에서 방통위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방송장악의 실행기구였다”며 “후임 위원장도 중요하지만 두 조직 상층부의 전면 물갈이가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안창현 권귀순 기자 bl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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