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언론법 날치기·종편 출범 앞장” 반발
이명박 대통령은 1일 자리가 비어 있는 특임장관 후보자에 고흥길(68·사진) 한나라당 의원을 지명했다.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30여년간 언론계에 종사한 현역 중진 의원으로, 합리적이고 온화한 성품에 정책현안에 대한 높은 안목을 갖췄다”고 인선 배경을 밝혔다. 고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 절차를 거쳐 임명된다. 고 후보자는 4월 총선에는 불출마할 것으로 알려졌다. 고 후보자는 서울 출생으로 동성고와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뒤 <중앙일보>에서 편집국장 등을 지냈다.
3선의 고 의원은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으로 있던 2009년 2월 미디어 관련법을 상임위에 기습상정하는 등 종편방송 출범에 앞장섰다.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야당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민주통합당 김유정 원내대변인은 “고 의원은 문방위원장 시절 우황청심환까지 먹어가며 언론악법 날치기에 앞장섰다”며 “정부와 여야 간 소통과 가교역할을 하는 특임장관이 하필이면 언론환경을 초토화시킨 언론악법 날치기의 주역인 고 의원인지 깊이 분노한다. 이 정권의 레임덕이 화룡점정을 찍는 듯하다”고 비판했다.
청와대는 최근 사퇴의사를 밝힌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의 후임 인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애초 고 의원을 비롯해 4명의 후보군을 두고 고심했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일부 후보가 고사하고 있어 새로운 후보를 물색해 인사검증을 벌이고 있다”며 “오는 4일 시작되는 대통령의 중동순방 전에 인사를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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