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민주통합당이 미국대사관 찾아가
‘FTA 발효정지’ 서한 전달한 것 비판
‘FTA 발효정지’ 서한 전달한 것 비판
이명박 대통령이 14일 민주통합당 등 야권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 서한을 미국 대사관에 전달한 것과 관련해 “국격을 떨어뜨리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여권 인사들이 총선을 앞두고 ‘FTA 폐기’를 주장한 야권을 강하게 비판한 것과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세계가 경쟁하고 있고, 모두가 다 미국과 FTA를 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발효도 하기 전에 폐기한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나온다”며 “상당히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또 “민주화 시대에, 과거 독재시대도 아니고 외국 대사관 앞에 찾아가서 문서를 전달하는 것은 국격을 매우 떨어뜨리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는 지난 8일 민주통합당 등 야권이 한미 FTA 발효 정지와 전면 재검토를 요청한 서한을 주한 미국대사관에 전달한 것에 대한 공개 비판이다.
이 대통령은 “간단하게 생각할 문제가 아니다”며 “세계가 개방된 상황에서 국회에서 통과된 국가의 조약을 발효가 되기 전에 폐기한다고 하는 것은 국익과 매우 관련된 일이기에 중심을 잡고 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는 정치적이거나, 이해단체에 관련된 문제가 아니다”며 “그래서 어느 한쪽에 도움을 준다, 안 준다 이런 것이 아닌 국민들 전체적으로 관련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의 FTA 발언에 앞서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13일 “선거에서 이기면 FTA를 폐기하겠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나라를 맡길 수는 없다”고 야권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정몽준 새누리당(옛 한나라당) 전 대표도 이날 트위터(@ourmj)에 “노무현 정부 때 책임 있는 자리에서 한미 FTA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던 한명숙 총리와 민주당 의원들이 지금은 표를 얻겠다고 미 대사관서 반대시위. 이들의 표정에서 배신의 그림자를 본다”며 “예수님을 배반한 가롯유다도 그런 표정을 짓지 않았을까요”라고 썼다.
여권의 공세에 민주통합당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김진표 민주통합당 원내대표는 이날 고위정책회의에서 “박 위원장은 2007년 FTA와 2010년 FTA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거나 의도적으로 왜곡하고 있다”며 “여권 대선주자의 위상에 걸맞지 않은 무지의 소치이고 몰역사적인 궤변”이라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명박 정부가 재협상을 추진할 때 박 위원장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되돌아보기 바란다”며 “한나라당이 날치기한 FTA는 미국의 경제영토만 넓혀주고, 우리의 안방까지 내주는 참혹한 결과를 초래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새누리당 지도부와 이 대통령이 ‘FTA 폐기’를 주장한 야권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이고 야권에 즉각 반발하면서 FTA가 총선의 주요 쟁점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뉴스부 digitalnews@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오스트리아 언론 “4대강, 완전히 정신나간짓”
■ 안철수-문재인-박근혜…대통령 선호도 1위는?
■ 거래소, 안철수 연구소에 횡령·배임 조회공시 요구
■ 성형 전 모습도 ‘귀신같이’…더이상 못 속인다
■ 프로야구 ‘첫 회 볼넷’이 승부조작이었다?
<한겨레 인기기사>
■ 오스트리아 언론 “4대강, 완전히 정신나간짓”
■ 안철수-문재인-박근혜…대통령 선호도 1위는?
■ 거래소, 안철수 연구소에 횡령·배임 조회공시 요구
■ 성형 전 모습도 ‘귀신같이’…더이상 못 속인다
■ 프로야구 ‘첫 회 볼넷’이 승부조작이었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