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통령 4주년 기자회견
한명숙·유시민 과거발언…미리 자료까지 준비해와
한명숙·유시민 과거발언…미리 자료까지 준비해와
이명박 대통령이 22일 취임 4주년(25일) 기자회견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제주 해군기지 등과 관련해 야권 지도부를 일일이 거명하며 ‘말 바꾸기’ 행태를 비판했다. 4월 총선을 앞두고 대통령이 야권 공격에 앞장선 데 대해 민주통합당은 “선거 중립 의무를 진 대통령의 노골적인 선거개입”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이 대통령은 “한-미 에프티에이와 제주 해군기지는 매우 적극적으로 추진했던 분들이 (지금) 반대하고 있어 안타깝다”며 “선거철이 돼 여러 가지 전략적으로 할 수 있겠지만 했던 것을 폐기하면 국가의 미래를 위해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도 2007년 2월 국회 답변 속기록을 보니 ‘해군기지 건설은 불가피하다’고 답변했다”며 미리 준비한 자료를 보고 읽었다. 제주 해군기지와 관련해 “평화의 섬과 해군기지는 모순이 아니다”라고 했던 유시민 통합진보당 공동대표의 발언과, 이해찬 전 총리의 발언도 소개했다.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국회 속기록까지 들춰내 야권 지도부를 공격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이 대통령은 원자력발전 문제에 대해서도 “한명숙 전 총리께서 원자력 회의를 주재하면서 ‘원자력 5대 강국으로 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더라구요”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전체 회견 63분 가운데 13분을 야권을 비판하는 데 할애했다.
이 대통령이 이처럼 작심하고 야권을 공격한 데는 4월 총선에서 야권에 다수당을 내줄 경우 남은 임기 동안 크게 구석에 몰릴 것이란 위기감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또한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을 간접 지원함으로써 여권의 ‘청와대 흔들기’를 피하려는 셈법도 있다. 이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0일 “야권의 에프티에이 말바꾸기를 심판해야 한다”고 공격한 것과 맥이 닿는다.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취임 4주년을 맞아 여러 현안을 설명한 것으로, 총선과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긴급 전략회의를 열어 이 대통령 발언을 ‘현직 대통령의 선거 중립 의무 위배’로 규정하고, 한명숙 대표가 23일 열리는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강하게 문제삼기로 했다. 문성근 최고위원은 “이 와중에 새누리당을 돕고 싶었던 것인가. 적반하장의 결정판”이라고 비판했다.
안창현 손원제 기자 blue@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정두언 “MB, 한나라 편 아냐…민주당 민다는 말 나오겠다”
■ “친기업 아니다”면서 “기업 사랑해야”…MB 앞뒤 안맞는 궤변
■ 박원순 시장 “강용석, 영원히 정계 은퇴하라 ”
■ 60대 부부·30대 아들 ‘아사 추정’ 일가족 죽음에 충격
■ 미국서 한인 일가족 ‘총기 참극’…용의자는 처남
■ 정두언 “MB, 한나라 편 아냐…민주당 민다는 말 나오겠다”
■ “친기업 아니다”면서 “기업 사랑해야”…MB 앞뒤 안맞는 궤변
■ 박원순 시장 “강용석, 영원히 정계 은퇴하라 ”
■ 60대 부부·30대 아들 ‘아사 추정’ 일가족 죽음에 충격
■ 미국서 한인 일가족 ‘총기 참극’…용의자는 처남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