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대통령실

“측근비리 화나, 내곡동은 못챙겨”…
끝내 ‘사과’ 안해

등록 2012-02-22 19:10수정 2012-02-22 23:16

문제의식, 국민정서와 거리감
회전문 인사
“지연·학연 안따졌는데
그렇게 보신분 많다면…”

남북관계
“지난 4년동안 많은 성과”
남북경색 현실과 안맞아

서민 생활고
“세계 경제위기 예상 못해”
경제난 원인 외부로 돌려

이명박 대통령은 22일 기자회견에서 측근 비리와 내곡동 사저 논란 등 여론의 질타를 받은 사안들에 대해 일부 책임을 인정했지만 ‘사과’라는 표현은 쓰지 않았다. 특히 인사 난맥 지적은 수용하지 않았다. 꽉 막힌 남북관계에 대해서도 “많은 성과가 있었다”고 자찬했다. 서민 생활이 어려워진 것에 대해선 세계 경제위기를 핑계 댔고, 4대강 사업에 대해선 답변을 회피했다.

■ 측근 비리 이 대통령은 ‘지난 4년의 소회와 측근 비리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지난 4년 동안 잊지 못한 사람이 있다. 어려울 때마다 2008년 12월 가락시장에서 목도리를 감아드렸던 할머니를 생각한다”며 “저렇게 힘든 사람도 열심히 살아가는데 주위에서 살 만한 사람이 비리를 저지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말 가슴이 꽉 막힌다. 화가 날 때도 있다. 가슴을 칠 때도 있다. 국민께 할 말이 없다”고 했다. 친형인 이상득 새누리당 의원이 ‘현금 7억원’의 출처 등의 의혹에 휩싸여 있고, 김두우 전 홍보수석, 김효재 전 정무수석 등 측근이 구속되거나 기소되는 상황에 대한 심경을 나타낸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사과라는 표현은 일부러 피했다”고 설명했다. 취임 4주년 기자회견에서 ‘사과’라는 표현을 쓸 경우 여론의 관심이 여기에 집중될 것을 염려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논란이 불거지자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대통령은 사과라는 표현을 일부러 피한 게 아니다. 분명히 국민들에게 사과를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 내곡동 사저 이 대통령은 국가예산과 개인 돈을 뒤섞어 문제가 된 내곡동 사저 매입과 관련해 “경호 문제가 중요하다고 해서 제가 살아갈 집인데도 소홀히 했다. 제가 챙기지 못해 문제가 일어난 만큼 전적으로 제 탓”이라고 말했다. 계약 과정의 책임을 일부 인정한 셈이지만 이 대통령 자신이 직접 내곡동 터를 방문하고 매입을 승인했다는 점에서 책임을 회피하려는 측면이 있다. 그는 “모든 것을 원점으로 돌리고 경호상의 문제가 있더라도 30년 이상 살던 옛 곳(논현동 사저)으로 돌아가겠다”며 “국민 여러분께서 널리 이해해주면 고맙겠다”고 했다.

■ 인사 난맥 이 대통령은 그러나 여론의 질타를 받은 편중인사 논란에 대해선 “능력 있고 뜻을 같이할 사람과 함께 일해야 효과적이다. 의도적으로 어느 특정 지연이나 학연 이런 것을 가지고 의식적으로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여론의 비판을 인정하지 않았다. 주요 인사 때마다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강부자’(강남 땅부자), ‘돌려막기·회전문·재활용 인사’라는 비판을 받았지만, 학연과 지연 따지지 않고 능력과 효율을 위주로 인사를 했다는 의미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참여정부에서 경제부총리·국무총리를 지냈던 한덕수 전 총리를 주미대사로 중용한 사례를 거론하기도 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결과적으로 그렇게 보시는 분이 많다면 앞으로 시정해나가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한 발짝 물러섰다.


■ 남북관계 이 대통령은 이날 ‘획기적인 대북 제안을 할 의향이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우리 정부는 과거 남북관계의 잘못된 틀을 바로잡는 데 상당한 중점을 뒀다”며 “이런 점에서 많은 성과가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금강산 관광은 물론, 이산가족 상봉까지 막힐 정도로 꽉 막힌 남북관계의 현실과 동떨어진 발언이다.

이 대통령은 이어 “북한이 스스로 미래를 위해 변화할 수 있는 좋은 시기에 있다. 그래서 우리가 좀더 기다려야 하지 않겠는가 생각한다”며 앞으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새로운 조처가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북한의 현 정부 비판에 대해선 “선거철을 맞아 갈등을 조장해 선거에 영향을 주려는 전략”이라고 평했다.

■ 경제문제 이 대통령은 회견 첫머리에서 “2007년 국민께서 저를 대통령으로 선택한 이유도 경제를 살리라는 뜻이었다. 하지만 취임 첫해 세계 경제위기가 그렇게 크게 닥치리라고 예상치 못했다”며 외부의 위기를 강조했다. 물가 상승, 내수 위축과 청년 실업 등 경제난의 원인이 외부에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반면 지역 경제 발전 등을 이유로 내세웠던 4대강 사업에 대한 기자 질문엔,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다. 야권을 공격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과 대조적이다.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정두언 “MB, 한나라 편 아냐…민주당 민다는 말 나오겠다”
“친기업 아니다”면서 “기업 사랑해야”…MB 앞뒤 안맞는 궤변
박원순 시장 “강용석, 영원히 정계 은퇴하라 ”
60대 부부·30대 아들 ‘아사 추정’ 일가족 죽음에 충격
미국서 한인 일가족 ‘총기 참극’…용의자는 처남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1.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2.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3.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4.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5.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