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외교원 초대 원장에 임명된 김병국 한국국제교류재단 이사장
국립외교원 초대 원장에 김병국 한국국제교류재단 이사장 임명
MB 캠프 출신 ‘보은인사’…청와대 “조직 쇄신 위한 외부 전문가 수혈”
MB 캠프 출신 ‘보은인사’…청와대 “조직 쇄신 위한 외부 전문가 수혈”
이명박 대통령의 회전문 인사가 다시 입길에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 22일 취임 4주년 특별기자회견에서 인사문제와 관련해 “앞으로 시정을 해 나가겠다”고 밝힌 지 이틀만에 청와대 출신 인사를 다시 차관급에 임명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24일 외교관 양성기관으로 새로 신설된 국립외교원의 초대 원장으로 김병국(53) 한국국제교류재단 이사장을 임명했다. 김 신임 원장은 서울에서 태어나 고등학교를 미국 필립스아카데미에서 나와 하버드대학 경재학과를 졸업했다.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를 하다 이명박 정부의 첫 청와대 외교안보수석비서관까지 역임한 ‘엠비맨’이다. 청와대 수석비서관으로 있다 2008년 촛불집회의 여파로 몇 달만에 사퇴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2일 취임 4주년 특별기자회견에서 ‘돌려막기 인사’에 대한 지적을 받고 “의도적으로 어느 특정 지역이나 학연이나 이런 것을 가지고 의식적으로 (인사를)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런데 결과적으로 그렇게 보신 분들이 많다면 제가 그 문제를 앞으로 시정을 해나려 한다”고 말했다.
이는 유인촌(61) 전 문화부 장관이 지난 20일 임기 3년의 서울 예술의전당 이사장으로 임명된 것 등을 두고 회전문 인사라는 비판이 끓어오르자, 이 대통령이 직접 나서 “시정하겠다”고 한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 국립외교원장 인사로 기자회견을 통한 대국민 약속을 이틀만에 뒤집은 꼴이 됐다.
이 대통령은 당시 기자회견에서 친인척·측근비리에 대해 ‘사과’ 표현을 쓰지 않았을 뿐 아니라,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 등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야당을 ‘말 뒤집기’로 공격해 총선 개입 논란을 낳았다.
이 대통령의 ‘말 뒤집기’에 대해 청와대 쪽은 김 원장의 능력을 이유로 들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김 원장은 학계 네트워크가 풍부하고 외교정책과 교육, 국제교류 등 다양한 경험을 갖고 있다”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외교부 차관(급) 인사에선 김 신임 원장 외에 김성한(52)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를 외교통상부 제2차관에 임명했다. 그는 고려대 영어영문학과를 나왔고, 지난 2007년 대선에선 이 대통령의 캠프에서 일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은인사’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청와대는 “조직 쇄신을 위한 외부 전문가 수혈”이라고 인선배경을 밝혔다.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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