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26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핵안보 정상회의에 참가하기 위해 방한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을 영접하고 있다.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이대통령과 회담서 촉구
메드베데프 러 대통령도
“주민들부터 먹여살려야”
메드베데프 러 대통령도
“주민들부터 먹여살려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26일 한-중 정상회담에서 4월 중순으로 예정된 북한의 ‘광명성 3호’ 로켓 발사와 관련해 “위성 발사를 포기하고 민생발전에 집중할 것을 북한에 촉구했다”고 말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중국 국가주석이 내용이 공개되는 외국 정상과의 회담에서 북한에 발사 포기를 촉구했다고 밝힌 건 이례적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방한한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한-중 정상회담을 열고, 북한의 로켓(북한은 ‘인공위성’으로 표현) 발사 등 현안을 논의했다. 후 주석은 이 자리에서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는 뜻밖의 일로 깊은 우려를 갖고 있다. 북한에 이를 포기하도록 여러번 심도 있게 소통했다. 민생발전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복수의 청와대 관계자가 전했다.
중국 외교부의 장즈쥔 부부장은 지난 16일 북한이 인공위성 발사 계획을 발표한 직후 지재룡 중국 주재 북한대사를 불러 “각 당사자가 사태가 고조되는 것을 막고 더욱 복잡한 상황이 초래되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우회적으로 발사 자제를 촉구한 적이 있다. 후 주석의 발언은 이보다 훨씬 직접적으로 북한에 ‘발사 포기’를 촉구한 것으로, 그 배경과 향후 북한의 반응이 주목된다.
후 주석은 이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는 자리에서도 “중국은 (북한의 위성 발사를)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이 보도했다. 후 주석은 이와 함께 “미국과 북한이 접촉과 대화를 계속해 이미 합의한 공동인식을 유지하고 상호관계를 개선하기를 희망한다”고 미국에 촉구했다고 이 방송은 덧붙였다. 이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이 국제적 약속을 준수한다면 미국은 북한과 대화를 시작할 자세가 돼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도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한-러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에게 “북한 정권은 미사일을 발사하기 전에 북한 주민을 먹여살려야 한다”며 “언제까지나 국제사회의 원조에 의존해서 살아갈 수 없다. 북한도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이날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선 공식 환영식 및 리셉션을 시작으로 이틀 일정의 ‘2012 서울 핵안보정상회의’가 막을 올렸다. 53개국 지도자 및 4개 국제기구 대표는 이날 저녁 업무만찬을 함께 했으며, 27일 정상회의와 업무오찬 등 일정을 소화하고 ‘서울 코뮈니케’를 발표할 예정이다.
안창현 기자,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bl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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