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왕 발언 계획된 게 아니다” 해명
박근혜 캠프 “포퓰리즘 외교” 비판
박근혜 캠프 “포퓰리즘 외교” 비판
이명박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하고 연일 과거사 관련 대일 강경 발언을 쏟아냈으나, 청와대는 16일 “일본은 가장 중요한 이웃”이라며 무마에 나섰다. 국민적 반일 정서에 기대 강경 드라이브를 걸었다가, 한-일 관계 악화가 심해지자 물러서는 모양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16일 기자들을 만나 “일본과 중국은 한반도 장래와 번영을 위해 협조받을 일이 많은, 가장 중요한 이웃”이라며 “한-일, 한-중 관계의 근간이 흔들리지 않도록 대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과거사 문제는 더욱 건실한 한-일 관계를 위해 해결해 나갈 과제”라며 이 대통령의 잇따른 과거사 발언이 한-일 관계의 미래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략 없이 진행된 대-일 강경 드라이브에 일본 정부의 반발은 물론, 국내 여론의 우려도 커지자, 청와대가 뒤늦게 수습에 나선 것이다.
청와대는 특히 일본이 가장 민감해 하는 일왕 관련 대통령 발언에 대해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사전에 계획된 게 아니라 행사에서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며 “원론적인 발언으로 취지와 문맥에 대한 일본의 오해가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지난 14일 ‘일왕의 과거사 직접 사과’ 발언을 내놓자, 일본 정부는 곧바로 한-일 통화교환(스와프) 협정 재검토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이 대통령의 즉흥적 발언이 국익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상황에 이르자 청와대가 뒷수습에 나선 모양새다. 청와대는 또 이날 과거사와 독도 문제는 별개의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은 독도를 방문하고 이어 과거사 문제를 거론해 사실상 두 사안을 연결지었지만, 청와대는 “완전히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최근 대일 행보와 관련해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경선 캠프의 최경환 총괄본부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일종의 (대일) 포퓰리즘”이라며 “그 대가는 다음 정부가 지는 것 아니냐”라고 비판했다. 최 본부장은 “국민감정에는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국정운영에 무슨 도움을 줄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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