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대통령실

MB 마지막 연설도 자화자찬 “모든 일에 최선다했다”

등록 2013-02-18 11:47수정 2013-02-18 14:23

이명박 대통령. 사진 청와대 제공
이명박 대통령. 사진 청와대 제공
“글로벌 경제위기 세계에서 가장 잘 극복”
누리꾼 “혼자 자화자찬 개그 콘서트” 비판
이명박 대통령이 18일 임기 마지막 라디오연설에서 “지난 5년간 매순간,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해 열심히 일했기에 후회나 아쉬움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대한민국의 가장 행복한 일꾼이었다. 이제 무거운 책임과 의무를 내려놓고, 국민 속으로 돌아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연설의 상당 부분을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한 것에 대한 자화자찬으로 채웠다. 이 대통령은 “세계 어떤 선진국가도, 어떤 전문가도 예상하지 못한 돌발 상황(금융위기)에 직면해서, 정부는 모든 것에 우선해서 경제 살리기에 전력을 쏟았다. 1997년 아이엠에프(IMF) 외환위기로 200만 명이 넘는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고, 2만개의 기업이 도산했던 일을 생각하면, 오직 이 위기를 넘겨야 한다는 일념뿐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전대미문의 글로벌 경제위기를 세계에서 가장 잘 극복했다고 평가 받았다”며 “세계가 다 후퇴할 때 오히려 대한민국 국가신용등급은 사상 최고로 높아졌고, 세계 무역 7대 강국으로 우뚝 섰다. 한 해외 언론은 우리를 ‘글로벌 경제위기의 승자’라고 불렀다”고 소개했다.

또 “무엇보다 기쁜 소식은 올해 태어난 아이가 성인이 되는 2030년에, 우리나라가 이탈리아, 일본, 영국, 프랑스보다도 더 살기 좋은 나라로 꼽혔다. 후손들에게 좋은 나라를 물려주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큰 보람이자, 우리 스스로 높은 자부심을 가져도 좋은 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신을 ‘일꾼’으로 묘사하기로 결심한 듯 이날 연설 곳곳에서는 이 대통령이 어떻게 일해왔는지 소개하는 내용으로 채웠다. 이 대통령은 “지난 5년은 저에겐 너무나 힘든 시간이기도 했지만, 또 한편 큰 기쁨이자 영광의 시간이기도 했다”며 “제가 처음부터 이러한 큰 뜻을 품은 것은 아니었다. 어려서는 밥이나 제대로 먹고, 젊어서는 월급 나오는 일자리를 얻었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꿈으로 출발했다. 그 꿈을 하나하나 실현하는 과정에서 서울시민을 위해 일해보겠다, 국가를 위해 일해보겠다고 하게 된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열사의 사막에서 동토의 시베리아까지, 아프리카에서, 유럽에서, 아메리카로, 온 세계를 다니면서 많은 것을 보고 듣고 경험했다. 제가 가진 이 모든 것을 바쳐 젊은이에게 희망을 주고, 노인에게 희망을 주고, 장애인에게 희망을 주고, 이 땅에 태어나는 모든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나라를 만들고자 했다”고 소개했다. 더불어 “정치의 시대를 넘어 일하는 시대를 열고, 대한민국의 권력자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일꾼이 되고자 했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 줄곧 “일방적 연설”, “자화자찬 대한 늬우스” 라는 비판을 받았던 라디오 연설에 대해서도 이 대통령은 미화하기 바빴다. 이 대통령은 “그동안 라디오연설은 국정에 대한 저의 생각을 가감 없이 전하는 통로였고, 제작과정에서 국민의 생생한 목소리를 접할 수 있는 민생 현장이었다. 국가적 경사에는 함께 기뻐하고, 어려울 때는 슬픔과 위로를 나누는 교감의 장이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또 “저의 진심은 물론 우리 국민의 땀과 눈물, 살아가는 진솔한 이야기가 모두 담겨 있기에, 이 방송은 훗날 이명박 정부 5년을 되돌아볼 수 있는 시대의 거울로 남으리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 대통령은 “국민 여러분과 함께 박근혜 당선인과 새 정부에 따뜻한 축복을 보낸다”며 새 정부를 격려했다.

이 대통령의 라디오 연설은 임기 첫 해인 2008년 10월13일 한국방송 라디오 등으로 첫 방송된 뒤 이날까지 총 109회 진행됐다. 1930년대 프랭클린 루스벨트 미 대통령이 라디오를 통해 연설한 것을 본따 도입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연설은 ‘국민과의 소통’보다는 ‘일방적 국정 홍보’에 그쳤다는 지적을 계속 받아왔다. “4대강 사업이 마무리되면서 고질적인 비피해가 거의 사라졌다”(2012년 6월11일)고 주장하거나, 유성기업 노동자들의 파업을 두고 “연봉 7천만원을 받는다는 근로자들이 불법 파업을 벌인다”(2011년 5월30일)고 비난한 것 등이 대표적이다. 이 대통령은 마지막 연설에서까지도 4대강 사업·민간인 사찰·언론 장악 등 그간 지속적으로 문제됐던 사안들에 대한 언급을 피하고 ‘지난 5년간 열심히 일했다’는 취지의 주장만 담았다.

임기 내내 이 대통령은 질문과 답변이 오고가는 기자회견을 제대로 열지 않았다. 18대 국회에서 대통령 연설도 한 차례 뿐이었고, 야당 지도자와의 만남은 임기 내 3번에 그쳤다. 일방적 연설 형태의 라디오 연설을 109회 진행한 것에 비하면 눈에 띄는 기록이다.

누리꾼의 반응은 대체로 싸늘하다. 누리꾼 ‘조선제일검’은 “국민 목소리에 귀기울이지 않고 독선과 아집으로 얼룩진 5년이었다. 경제파탄의 장본인으로 역사에 기록될 사람이 마지막까지 반성의 의지는 한 귀절도 없구나”라고 비판했다. ‘snso4003’은 “혼자 자화자찬하며 떠드는 개그콘서트였다”라고 말했고, ‘민주고양이’는 “난 저 라디오연설인가 뭔가 혼자 떠드는 것을 한번도 들어본 적 없다”고 비판했다. 반면, ‘하늘과땅’은 “수고하셨습니다. 직무위임 잘 해주시고 남은 여생 편히 쉬시고 행복하시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허재현 기자 catalunia@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김병관, 무기상 자문료 2억 받아…부인은 군납회사 주식 투자
‘이중국적’ 김종훈 후보 미 장교로 7년간 복무
박근혜 당선인 ‘노인 임플란트 공약’도 대폭 후퇴
마약에 손댄것처럼…클릭에 빠져들었다
TV 앞에서 사라지는 50대 아저씨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1.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2.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3.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4.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5.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