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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대통령실

‘점령군’ 아닌 ‘낮은 자세’ 내세웠지만
‘철통보안’ 자랑하다 ‘불통 인수위’ 전락

등록 2013-02-21 20:47수정 2013-02-22 09:33

인수위 22일 해단식
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21일 국정과제를 발표한 데 이어 22일 해단식을 열고 두 달간의 공식 활동을 마무리한다.

이번 인수위는 ‘점령군 인수위’가 아닌 ‘낮은 자세’를 표방했지만, 국민에게는 ‘불통 인수위’로 인식된다. 이번 인수위는 ‘철통 보안’을 자랑했다. 출범 직후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1월7일 첫 전체회의에서부터 인수위원들에게 “과거 인수위에서 설익은 정책들이 무질서하게 나와 국민 신뢰를 떨어뜨리는 경우가 많았다”며 보안을 강조하고 나섰다. 인수위는 대언론 공보활동 창구를 단일화한다며 윤창중 대변인을 내세우고 다른 이들의 언론 접촉을 차단했다. 실제로 정책이나 인선 정보가 새어나와 일부 언론에 먼저 보도되는 일은 드물었다. 그러나 철저한 정보 통제로 인수위에서 어떤 정책이 논의되고 있는지, 어떤 토론이 진행되는지 등에 대해 국민들은 철저히 소외되는 현상을 빚었다.

‘철통 보안’과 함께 외부 의견을 반영하는 노력은 거의 없이 박 당선인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공표하는 방식이 계속돼 ‘불통’ 이미지를 강화했다. 박 당선인은 좀처럼 모습을 보이지 않았고 기자들과 대화에 나선 적은 한 번도 없다. 당선 뒤 기자들 앞에 선 것은 1월24일 김용준 위원장의 총리후보자 지명 때가 유일하지만, 그나마 질문을 받지 않았다. 이명박 인수위에는 장관 인선 때 당선인이 직접 발표회장에 나섰으나, 이번에는 인수위 위원장·부위원장이 이를 대신했고, 이들마저도 인선 정보를 제대로 몰라 기자들의 질문에 거의 답변을 하지 못했다. 윤창중 대변인도 문건의 문구만을 되풀이 읽어 대변인이라기보다는 ‘대독인’에 가까웠다는 평가다. 인수위 주변에선 ‘안보여 당선인, 안들려 위원장, 나몰라 대변인’이란 우스개가 나올 정도였다. 최대석 인수위원의 갑작스런 사퇴(1월13일)도 그 배경이 여전히 물음표로 남아있다.

이와 함께 거의 모든 사안을 박 당선인이 혼자서 결정을 내리는데다 박 당선인의 업무 스타일이 워낙 느린 탓에 조직개편, 인선, 국정과제 등의 결정이 줄줄이 늦어져 정상적인 정부 출범이 힘들어졌다. 인수위는 정부로부터 업무현황을 보고받고, 이를 박 당선인에게 보고하고 토론하는 일정으로 활동기간 대부분을 채웠을 뿐이다. 이명박 인수위와 비교하면, 이명박 인수위는 2월5일 국정과제가 정리됐으나, 이번 인수위는 인수위가 문닫기 직전인 21일에야 마무리지을 수 있었다. 그나마도 대선 당시 공약에 비해 진전된 게 거의 없다. 당선인의 공약에 대한 정부 쪽 반응, 공약의 실현 가능성 등에 대한 관심은 해소되지 못했다. 실제 업무 보고 과정에서 정부 및 공공기관의 요청이 받아들여진 것은 사실상 청와대 경호실의 격상뿐이었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관련영상] ‘낙제점’ 박근혜 인사 (한겨레캐스트#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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