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사진 청와대 제공
“이 대통령 외교 평가 후해” 칼럼 쓰고
사진기자는 ‘엠비 홍보 사진전’ 연 전력
상 받은 이도 “자랑할 상은 아닌 것 같다”
사진기자는 ‘엠비 홍보 사진전’ 연 전력
상 받은 이도 “자랑할 상은 아닌 것 같다”
청와대가 이명박 대통령과 관련해 우호적 보도를 해 온 청와대 출입기자 3명에게 대통령 표창장을 수여했다. 상 이름은 ‘숨은 유공자상’이다.
청와대는 지난 15일 ‘이명박 정부 5년간 청와대 출입기자로서 국정 알림에 기여했다’는 이유로 김아무개 <와이티엔(YTN)> 정치부 기자, 전아무개 <파이낸셜뉴스> 정치부 기자, 박아무개 <매일경제> 사진부 기자가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고 밝혔다.
김 기자는 이 대통령이 17대 대선후보였을 때부터 한나라당 대통령 선거캠프에 출입하며 이 대통령을 전담 취재했다. 전 기자는 표창장 수여 뒤인 19일 자사 칼럼에서 이 대통령의 외교력을 우호적으로 평가하며 “이 대통령은 다른 나라 정상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 남다른 실력을 발휘했다. 외교에서 만큼은 국민의 평가도 후하다. 지난 5년 간 청와대를 출입하면서 이 대통령이 세계 각국 정상들과 만나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이 같은 국민의 평가에 고개가 끄덕여진다”고 적었다.
박 기자는 청와대 사진기자단 간사를 맡고 있던 2010년 3월, 이 대통령에 우호적인 150여점의 보도사진들만 모아 전시회를 열어 ‘엠비(MB) 홍보 사진전’ 기획 논란에 휘말린 적이 있다. 사진전 예산은 청와대가 댔다.
언론단체들은 상을 주는 쪽과 받는 쪽 모두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김동찬 언론개혁시민연대 기획국장은 “청와대에 오래 출입하다보면 국민의 눈과 귀를 대신해 출입처를 감시하기보다, 기자 스스로 출입처에 젖어들어갈 수 있다. 그런 관행에서 빚어진 부적절한 수상으로 보인다. 저널리즘의 공정성을 생각한다면 사양했어야 할 상이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상을 받은 한 기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5년 내내 청와대 출입하면서 오랫동안 간사를 맡았기 때문에 격려차원에서 받은 상으로 안다. 그러나 마냥 자랑할 만한 상은 아닌 것 같아 침묵하고 있다. 주겠다는 상을 뿌리칠 수도 없는 것 아닌가”라며 복잡한 심경을 내비쳤다.
이명박 대통령은 19일 낮 청와대 영빈관에서 출입기자단 송별 오찬 행사를 열어, 비판적 보도를 해온 기자들을 향해 “모르는 사람은 우리를 많이 비판할 거라고 수석들에 격려한다. 그러니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 모르는 것들이 꺼덕댄다. 일을 해본 사람은 알 것이다. 일을 안해본 사람은 모른다”고 말해 물의를 빚었다. 이날 오찬 행사 사회는 대통령 표창장을 받은 김아무개 기자가 맡았다.
허재현 기자catalu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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