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천 새 이사장도 ‘박근혜 영향권’
박정희 전 대통령 설립 영남대서
정수장학회 장학금 받으며 공부
박대통령 32년 이사장 맡았던
한국문화재단 감사 지내기도
‘박대통령 영향권’ 지적에
김씨 “당선뒤엔 만난적 없다”
박정희 전 대통령 설립 영남대서
정수장학회 장학금 받으며 공부
박대통령 32년 이사장 맡았던
한국문화재단 감사 지내기도
‘박대통령 영향권’ 지적에
김씨 “당선뒤엔 만난적 없다”
정수장학회가 최필립 전 이사장의 후임에 김삼천 전 상청회 회장을 선임한 사실이 알려진 28일, 청와대는 “박근혜 대통령과는 무관한 일”이라며 선을 그었다. 하지만 새누리당에서도 “상청회장 출신이라면 (물러난) 최필립과 뭐가 다르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김 전 회장이 최 전 이사장의 측근으로 알려져 있는데다, 상청회가 정수장학회 장학생들의 모임이기 때문에 박 대통령의 영향권 안에 있다는 것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사장 선임은 박 대통령과 털끝만큼도 관계가 없다. (박 대통령이나 청와대가) 관여할 일도 아니다”라고 손사래를 쳤다. 그는 박 대통령과 김 전 회장의 ‘관련성’을 놓고도 “노무현재단이나 아태재단에서 일하는 이들도 노무현·김대중 전 대통령과 전혀 관련 없던 사람들이 아닌데, 왜 유독 정수장학회만 갖고 시비를 거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상청회장 출신으로 박 대통령의 원로 자문그룹 ‘7인회’의 멤버인 현경대 전 의원도 “김 전 회장은 상청회장을 했기 때문에 정수장학회의 역사를 잘 안다. 설립 당시 정신을 잘 구현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평했다.
하지만 김 전 회장의 이력 등을 고려할 때 박 대통령의 ‘자장’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지 의문이 일고 있다. 대구 출신인 김 전 회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설립한 영남대를 졸업한 뒤 방림방적에 입사해 상무이사까지 지냈다. 서강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아, 박 대통령과는 ‘동문’이기도 하다. 2005년 상청회 회장을 맡아 박 대통령을 돕기 시작했고, 2009년엔 한국문화재단의 감사직도 맡았다. 이 재단은 박 대통령이 대선을 앞두고 청산하기 전까지 32년간 이사장을 지냈다. 게다가 박 대통령과 함께 ‘육영수여사기념사업회’ 이사도 맡고 있다. 2005년부터 8년간 해마다 개인 한도액인 500만원씩 박 대통령을 꼬박꼬박 후원했고, 박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도 확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영남지역의 한 의원은 “최 이사장만 물러났지 이사진은 그대로이니, 이 사람들이 장학회를 박 대통령의 영향력 아래에 두려고 김 전 회장을 선임한 것 아니겠느냐. 박 대통령이 퇴임한 뒤에도 장학회에 계속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든 것 같다”고 말했다. 현 전 의원도 “같은 상청회장 출신이라 하더라도, 김 전 회장이 티케이(TK)에 영남대 출신이니 박 대통령이 느끼기엔 좀 다를(편하게 여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 전 회장은 차기 이사장에 선임된 뒤 <한겨레>와 한 전화통화에서 “(대통령에 당선된 뒤엔) 박 대통령과 만난 적이 없다. 후원금을 낸 일이나, 영남대를 졸업했다는 것으로 (박 대통령과 나를) 연관짓는데,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어려울 때 (정수장학회에서) 장학금을 받았기 때문에 어려운 게 뭔지를 잘 안다. 어려운 일로 학업이 중단되는 일이 없도록 사회가 돌아가게 하는 게 제 소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정수장학회의 <문화방송> 지분매각 비밀회동을 <한겨레>가 보도한 뒤인 지난해 10월21일 기자회견을 열어 “2005년도에 장학회를 떠난 이후 장학회와는 어떤 관계도 없고 무엇을 지시하거나 건의할 위치에 있지도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장학회가 설립 취지를 살리고, 우리 사회에 더 많은 기여와 봉사를 하기 위해서라도, 국민적 의혹을 해소할 수 있는 확실한 대답을 장학회 스스로 내놓아야 된다”며 당시 최 이사장의 퇴진을 압박했었다.
조혜정 김지훈 김수헌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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