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17일 청와대 접견실에서 자질논란에 휩싸인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주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여야 막론하고 비판세례
“왜 밥먹었는지 모르겠다”
보고서 거부 2명도 임명
“왜 밥먹었는지 모르겠다”
보고서 거부 2명도 임명
박근혜 대통령이 자질 논란에 휩싸인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을 끝내 임명했다. ‘윤진숙 포기’를 요구해온 여야 정치권에선 최근 국회와의 소통을 부쩍 강조해온 박 대통령이 스스로 소통할 의사가 없음을 공표했다는 비판이 터져나왔다.
박 대통령은 17일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과 채동욱 검찰총장, 이경재 방송통신위원장과 함께 윤 장관에게 임명장을 줬다. 채동욱 검찰총장을 뺀 나머지는 모두 국회에서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을 거부당한 이들이다. 박 대통령은 윤 장관에게 “자원전쟁의 시대가 왔다. 여성으로서 그 분야에서 몇 십년 동안 연구를 해왔으니 경쟁력을 갖도록 잘해달라”고 당부했다. 윤 장관도 “우뚝 설 수 있는 해수부를 만들겠다. 대통령과 국민들에게 염려 끼치지 않겠다”고 답했다.
야당은 윤 장관 임명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박기춘 민주통합당 원내대표는 “윤 후보자 임명은 인사 참사의 화룡점정이 될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박용진 민주통합당 대변인도 “국민과 국회를 무시하는 결정이자 또다른 불통정치의 시작이다. 안보와 민생에서 협조를 아끼지 않았던 야당은 웃는 낯에 뺨 맞은 격이 됐다”고 논평했다.
새누리당 이상일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청문회에서 ‘모른다’를 연발한 윤 장관이 방대한 해수부 조직을 잘 통솔할 수 있을지 국민은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우려했다. 한 재선의원은 “윤 장관을 임명할 거였으면 박 대통령은 왜 야당 의원들과 밥을 먹으며 ‘소통 행보’를 했는지 모르겠다. 밥만 먹이고 여론은 전혀 안 듣는 것으로, ‘말 따로 행동 따로’”라고 비판했다.
이날 저녁 허태열 비서실장이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김기현 원내수석부대표 등 원내대표단 10여명을 삼청동 비서실장 공관으로 초청해 마련한 만찬 자리에서도 윤 장관 임명에 대한 말이 오갔다고 한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윤 장관이 ‘식물장관이 될까 우려된다’는 이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해 ‘어처구니 없다’고 응수한 것을 겨냥해 “어쨌든 임명이 됐으니 잘했으면 좋겠고, (윤 장관이) 앞으로 어처구니없다는 얘기는 제발 안 했으면 좋겠다”는 ‘뼈있는’ 말이 오갔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이 자리에는 허 실장 외에 김장수 국가안보실장과 박흥렬 경호실장 및 9명의 수석비서관들이 참석했으며, 허 실장은 새 정부의 잇따른 ‘인사파동’에 대해서도 “국민에 걱정 끼쳐 미안하고 송구하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조혜정 김남일 기자 zesty@hani.co.kr
‘스킨십 정치’…박근혜가 변했다? [한겨레캐스트 #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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