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어 하우스 미국 워싱턴 펜실베이니아 애비뉴 1651번지에서 1653번지까지 걸쳐 있는 미국의 영빈관으로 4채의 건물로 구성됐다. 백악관과는 펜실베이니아 대로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다. 앤드류 잭슨 미국 대통령의 고문이었던 프랜시스 프레스턴 블레어가 1836년 매입해 사용하던 것을 1942년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 시절 미국 정부가 영빈관으로 사용하기 위해 사들였다. 세 차례 확장을 통해 지금은 23개의 침실과 35개의 욕실 등 방이 무려 115개에 이르고, 바닥 면적도 백악관 전체와 맞먹는다. 블레어 하우스는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전 정권 인수를 위해 머물기도 하고, 미국이 관련된 주요 국제회담 장소로 활용되기도 했다.
박정희 부부, 1965년에 묵어
박대통령도 2박3일간 머물러
한국대통령 위상엔 큰 변화
박대통령도 2박3일간 머물러
한국대통령 위상엔 큰 변화
*블레어하우스 : 영빈관
“근혜니? 지금 무엇들 하고 있지?”
“지만이와 근영이 데리고 놀고 있어요.”
“아버지와 어머니 없는 동안 동생들 잘 보살펴라.”
1965년 5월16일 박정희 당시 대통령의 부인 육영수씨는 린든 존슨의 미국 대통령 전용기 보잉707을 얻어 타고 미국에 가면서 청와대에 남아 있던 딸 박근혜양과 이런 대화를 나눴다고 전해진다.(인터넷 사이트 ‘기자 조갑제의 세계’) 그로부터 48년 뒤 박양은 대통령이 되어 대한민국 대통령 전용기를 타고 미국을 방문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워싱턴에서 머물 예정인 ‘블레어 하우스’(Blair House)는 1965년 5월17~18일 박정희 대통령 부부가 묵었던 곳이기도 하다. 당시 린든 존슨 대통령은 백악관을 방문한 박 대통령 부부를 커다란 리무진에 태워 블레어 하우스까지 카퍼레이드를 벌이며 환대했다. 이번에 4박6일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중인 박근혜 대통령도 정상회담을 위해 워싱턴에 머무는 6~8일 2박3일을 이곳에 묵는다. 48년을 건너뛰어 아버지와 딸이 각각 한국 대통령으로서 같은 곳에 묵는 것이다.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5일 오후 브리핑에서 “1965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미국 공식 방문 당시에도 묵은 바가 있어 (블레어 하우스가) 한-미 동맹의 과거와 미래를 잇는 가교로서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듯하다”고 소개했다. 박 대통령의 이번 방미는 국빈 방문이 아니라 ‘공식 실무 방문’이지만, 정상회담 외에 정상 오찬과 영빈관 제공 등의 의전이 추가됐다.
블레어 하우스는 박 대통령 부녀뿐 아니라, 한국 대통령들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 통상 머무르는 곳이다. 1993년 11월 김영삼 대통령, 1998년 6월 김대중 대통령, 2003년 5월과 2006년 9월 노무현 대통령, 2008년 4월과 2009년 6월 이명박 대통령이 모두 이곳에서 묵었다. 한국 대통령이 이곳에 유하는 것은 특별대우도 홀대도 아니다. 미국 정부의 공식 영빈관으로 이해하는 편이 가장 무난하다.
박 대통령 부녀가 모두 ‘블레어 하우스’에 묵게 된 공통점은 있지만, 5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르는 사이 너무도 달라진 한국 대통령의 위상 역시 눈길을 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이던 1961년 존 케네디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비행기를 갈아타고 사흘이나 걸려 미국을 처음 방문했다. 1965년 방미 때는 한국 대통령 전용기가 없어 존슨 대통령이 빌려준 미국 대통령 전용기를 얻어 타고 미국으로 향했다.
그러나 반세기 뒤 딸인 박 대통령은 한국 국적기인 전용기를 이용해 14시간 만에 뉴욕에 도착했다. 아버지 박 전 대통령은 당시 미국의 최대 현안이던 베트남전에 한국군을 파병하는 대가로 경제·군사적 지원을 호소했다. 그러나 딸 박 대통령은 ‘검은 케네디’라는 별명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만나 한-미 동맹, 대북 정책, 한-미 자유무역협정 등 여러 문제에 대해 좀더 대등한 입장에서 회담을 한다.
뉴욕/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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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의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왼쪽서 세번째)과 어머니 육영수씨(왼쪽서 두번째)가 1965년 5월17일 미국 워싱턴의 백악관을 방문해 린든 존슨 당시 미국 대통령(왼쪽서 네번째)과 부인(왼쪽서 첫번째)의 환영을 받고 있다. <대한민국 정부 기록사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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