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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대통령실

5공때 ‘육법당’ 떠올리게하는
박대통령 안보·사정 비서진

등록 2013-08-06 20:42수정 2013-09-10 22:45

육사·서울법대 출신 공안통 많아
국정운영 방향 수구·보수화 우려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 드라이브를 위해 정부 출범 5개월여 만에 청와대 비서진을 대폭 물갈이했지만, 핵심 참모진의 구성을 보면 다양성·참신성과는 거리가 멀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안보라인은 육사·고위급 장성 출신인 대북 강경파들이, 사정라인은 서울법대·공안검사 출신들이 대거 포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근혜 정부 국정운영의 방향이 사회통합보다는 법질서 확립 등 경직된 수구·보수로 향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는 대목이다. 일각에선 박 대통령의 참모진에 육사·서울법대 출신이 유독 많다는 점을 들어, 비슷한 구성을 보였던 5공화국 당시 민정당에 빗대 ‘육법당’(陸法黨)이라고 부를 정도다.

박 대통령이 공안검사 출신으로 검찰총장, 법무부 장관을 지낸 김기춘 전 의원을 비서실장에 임명하자, 정치권에서는 김 실장이 향후 정무기능뿐 아니라 공직기강을 비롯한 사정 업무까지도 속속들이 관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여기에 같은 공안검사 출신이자 서울법대 후배인 홍경식 민정수석까지 가세하면서 ‘청와대 비서실장-민정수석-법무부 장관’이 모두 공안검사 출신으로 짜였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과 채동욱 검찰총장은 사법시험으로 각각 홍 수석의 5년, 6년 후배다. 내각을 총괄하는 정홍원 총리 역시 검사장 출신이어서 정부의 행정·사정 라인 곳곳에 서울법대를 비롯한 주요 법대와 검사 출신들이 기용돼 있는 셈이다.

박 대통령의 법조인 중용은 처음이 아니다. 그는 과거에도 정치적 고비마다 ‘법조인 카드’를 꺼내들곤 했다.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선출되거나 임명된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권영세 선거대책위원회 종합상황실장, 이주영 특보단장, 안대희 정치쇄신특위 위원장이 모두 판검사 출신이고, 인수위원장을 지낸 김용준 전 헌재소장도 대법관까지 지낸 법조인이다.

새누리당의 한 재선 의원은 “공안검사 출신 정치인이나 참모들이 통상 법질서를 내세워 사회 현안에 수구·보수적 대응을 해왔다는 점에서 향후 박근혜 정부의 대응 기조도 비슷한 궤적을 보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잘 조율하지 못할 경우 사회통합보다는 질서 유지를 위한 강경대응론만이 득세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 인사 대상은 아니었지만 현 정부 안보라인의 핵심을 육사 출신 군인들이 독점하고 있는 것도 비슷한 문제로 지적된다. 남재준 국정원장과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모두 육사 2~3년 선후배들이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현 정부 대북관계의 시금석인 개성공단 정상화 문제가 북한과 ‘접점’을 찾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는 것도 결국은 북한을 대화의 상대가 아니라 적으로 간주하는 군 장성 출신 안보라인의 강경한 태도를 박 대통령이 용인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군인·검사 출신 참모진의 약진이 결국은 ‘법과 원칙’을 중시하는 박 대통령의 스타일 때문이라는 말이 나온다. 반면, 자신의 말에 토를 달지 않고 지시에 순종하기를 바라는 박 대통령의 성격이 인사에 그대로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도 있다. 상명하복 문화가 유달리 강한 군인과 검사들을 중용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는 것이다.

석진환 김남일 기자 soulfat@hani.co.kr

거꾸로 가는 박근혜 인사 [한겨레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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