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메르켈 반갑게 첫 정상 회동
한나라-기민 야당 지도부 때부터 친분
메르켈 “총선 이겨 내년 독일서 만나길”
한나라-기민 야당 지도부 때부터 친분
메르켈 “총선 이겨 내년 독일서 만나길”
박근혜 대통령이 6일 오전(현지시각)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단독 정상회담을 했다. 두 정상은 중소기업 및 신재생에너지 등에 대한 양국의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주요 현안에 대한 의견도 교환했다.
회담은 각국 정상들이 머물고 있는 콘스탄틴궁 안 빌라촌 가운데 메르켈 총리의 숙소에서 진행됐다. 9번 빌라가 숙소인 박 대통령은 진한 초록색 상의와 카키색 바지 차림으로 바로 옆 메르켈 총리의 숙소인 11번 빌라까지 걸어서 이동했다. 하늘색 상의 차림의 메르켈 총리는 현관 앞까지 마중 나와 박 대통령을 반겼다.
박 대통령은 메르켈 총리에게 “러시아에서 (제가) 총리님과 친하다는 걸 알고 (숙소를) 가깝게 배정해 이웃집 놀러 오듯 와서 참 좋다. 올해 독일 방문이 일정이 안 맞아 아쉬웠는데, 이렇게 뵙게 돼 감회가 새롭다”고 덕담을 건넸다. 메르켈 총리도 “박 대통령의 대선을 지켜보며 감동을 받았다. (독일의) 9월 총선에서 좋은 결과를 거둬, 내년엔 박 대통령을 독일에서 환영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두 정상은 시리아 문제와 남북 관계, 한-중 관계에 대해 의견을 나눴으며, 과거사 문제에 대한 대화도 주고받았다. 메르켈 총리가 한-일 관계에 대해 묻자, 박 대통령은 “저번에 총리께서 나치 수용소 추모관을 방문해 (사죄)연설을 하시는 걸 보고 우리 국민들이 큰 감동을 받았다”며 “일본이 역사를 바라보며 미래지향적 관계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번 만남이 네번째인 두 정상은 공통점도 많다. 둘 다 자국의 첫 여성 지도자이면서, 각각 전자공학과 물리학을 공부한 이공계 전공자이다. 보수정당의 대표를 지내면서 야당 당수로서 당을 집권당 반열에 올려놓은 정치 역정도 닮았다. 박 대통령은 지난 2000년 한나라당 부총재 시절 독일에서 당시 야당인 기민당 당수이던 메르켈 총리를 처음 만난 뒤 이후 각별한 친분을 유지해왔다. 2006년과 2010년 각각 독일과 한국에서 만난 바 있고, 지난해 12월 박 대통령 당선 이후 외국 수반 가운데 메르켈 총리가 가장 먼저 축하전화를 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석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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