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도 실체 싸고 말 많은데…
싸이 사례 예로 들어 소개도
과거사 문제로 갈등 겪는
아베 총리와 인사만 나눠
싸이 사례 예로 들어 소개도
과거사 문제로 갈등 겪는
아베 총리와 인사만 나눠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개최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이 6일(현지시각) 오후 열린 회의의 ‘선도 발언’(Lead Speech)을 통해 세계경제의 높은 실업률과 불균형 성장에 대한 해결 방안으로 ‘창조경제’와 ‘원칙이 바로 선 시장경제’를 제안했다. 자신의 경제분야 공약이자 국정과제를 세계 주요국 정상들에게도 소개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일자리 창출과 투자’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세션에서 “그동안 일자리 창출 문제는 개별 국가 차원의 이슈로 인식된 경향이 있고 (통화정책 등) 거시경제 정책과 (취업교육 강화 등) 노동공급 측면에만 치우친 면이 있다”며 “보다 근본적으로 시장경제 내 구조적 결함이 없는지 다각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그 대안으로 창조경제를 언급하면서 “창조경제는 창의적인 상상력과 아이디어를 문화와 정보통신기술(ICT) 등 신기술과 결합해 고부가가치의 시장과 산업,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것”이라며 가수 싸이의 ‘강남 스타일’을 예로 들기도 했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은 “기업의 시장지배력 남용과 불공정한 거래 관행, 계열회사에 일감 몰아주기 등이 중소·벤처기업의 성장을 가로막고 일자리 창출을 저해하고 있지 않은지 검토가 필요하다”며 ‘원칙이 바로 선 시장경제 구현’을 강조했다.
각국 정상들은 회담 뒤 ‘정상선언문’과 회원국들의 약속을 담은 ‘상트페테르부르크 행동계획’, ‘G20 5주년 비전 선언문’(부속서) 등을 발표했다. 정상선언문에는 ‘중소·벤처기업의 창업 및 비즈니스 지원과 생산성 향상을 위한 혁신’ 등 창조경제의 내용이 반영됐으며, ‘원칙적 시장경제’ 부분도 부속서의 ‘비전 선언문’에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시장원칙에 입각한 경제 시스템 운영, 사회적 통합 등이 필요하다”는 형태로 반영됐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박 대통령은 전체 정상회의 외에도 이날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잇따라 단독 정상회담을 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한반도 주변 4강 가운데 하나인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와 ‘동북아 평화협력구상’ 등을 설명하고, 북핵 불용 원칙 등 북한의 비핵화에 대해 협조를 요청했다. 경제 분야에서는 한국의 극동 진출 활성화 방안, 북극항로 및 항만 개발 등 협력 방안 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박 대통령은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을 만나서는 우리의 ‘유라시아 협력 확대’ 정책에 맞춰 한국 기업들의 카자흐스탄 진출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최근 과거사 문제로 불편한 박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만남도 관심사였으나, 청와대는 “회의 첫날인 5일 리셉션장에서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잠시 조우해 인사를 나눴으나 의미 있는 대화는 없었다”고 전했다. 반면 박 대통령은 5일 저녁 업무만찬을 앞두고 대기실에서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과 20여분간 환담을 하며 지난 6월 방중 뒷얘기 등을 나눴다고 한다. 박 대통령은 시 주석과 통역을 통해 대화를 나누다 식사 시간이 늦어지자 중국어로 “배고파 죽겠다”고 말해, 주변 인사들의 웃음을 끌어냈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전했다.
상트페트르부르크/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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