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대통령실

최측근의 ‘항명’…박 대통령 리더십·국정운영 큰 타격

등록 2013-09-29 20:37수정 2013-09-30 17:53

29일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 부전시장을 찾은 박근혜 대통령이 장 보러 나온 아이의 어머니로부터 아이를 건네받아 안고 있다. 부산/청와대사진기자단
29일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 부전시장을 찾은 박근혜 대통령이 장 보러 나온 아이의 어머니로부터 아이를 건네받아 안고 있다. 부산/청와대사진기자단
진영 장관 ‘사퇴 고수’ 파장

기초연금 방안 고강도 비판에
국회 처리 등 후폭풍 예고

진 장관, 자진사퇴설 불거진뒤
“청와대서 질책” 말도 나와
“내가 지금도 반대하는 기초연금안에 대해 어떻게 국민들을 설득할 수 있나. 이것은 양심의 문제다.”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이 29일 사퇴를 철회할 뜻이 없다며 밝힌 이런 발언은 그동안 기초연금제를 둘러싼 청와대와 진 장관 사이의 갈등이 꽤 컸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와 함께 주무부처의 장관이 정부가 시행하려는 기초연금제를 강도 높게 비판한 것이어서, 박근혜 대통령의 리더십에 심각한 타격은 물론 기초연금안의 국회 처리 등에도 상당한 정치적 후폭풍을 불러올 것으로 전망된다.

진 장관의 사퇴 강행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이는 박 대통령이다. 여러 차례 만류에도 불구하고 대선 때부터 지금껏 행보를 같이했던 최측근 정치인이 ‘반기’를 든 만큼 박 대통령으로선 뼈아플 수밖에 없다. 청와대가 ‘눈엣가시’처럼 여겼던 채동욱 검찰총장의 사퇴나, 청와대와 인사 갈등설이 불거졌던 양건 감사원장의 사퇴와는 성격이 한참 다르다. 진 장관은 대선과 대통령직인수위를 거치며 새 정부의 핵심 정책을 입안했던 당사자라는 점에서, 그의 ‘항명성 사퇴’는 박 대통령의 향후 국정운영에 심각한 후유증을 낳을 수밖에 없다.

당장 박 대통령의 내각 통할 능력 등 리더십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진 장관의 사표를 수리할 경우, 대통령으로서도 국면 전환을 위해 개각에 준하는 인사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취약점으로 지적돼온 인재풀의 한계와 검증역량의 취약성이 드러날 경우 진 장관 사퇴에 따른 파장은 전혀 다른 곳으로 번질 수도 있다.

진 장관이 ‘양심’까지 거론하며 박 대통령의 뜻을 거스른 데는, ‘그만두고 싶다’는 뜻을 청와대와 주고받는 과정에서 진 장관이 상당한 마음의 상처를 입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진 장관은 애초 사우디아라비아 출장 중 불거진 ‘사퇴설’을 부인하지 않은 채 청와대의 사의 수용을 기대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청와대 내부에서 ‘무책임하다’는 성토가 나온 데 이어, 박 대통령의 핵심 측근에게 심한 질책을 받았다는 말도 들린다. 진 장관이 귀국 전날 사우디 현지에서 “기초연금 후퇴에 책임을 느껴 사퇴한다는 말은 와전됐다. 그냥 무력감을 느꼈다”며 한발 뺐을 때만 해도, 진 장관은 조용히 물러날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자신의 사퇴 이유가 ‘기초연금’ 때문이라고 하면 해당 공약의 심각한 후퇴를 정부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 된다는 청와대의 논리를 받아들인 셈이다.

하지만 귀국 뒤 청와대는 정홍원 총리를 통해 “없던 일로 하겠다”며 사퇴설을 일축했고, 27일 공개적으로 밝힌 사의에 대해서도 박 대통령은 다시 정 총리를 통해 “사표 반려”를 공식화했다. 박 대통령이 자신의 뜻을 받아들여주지 않자, 진 장관은 자신이 물러나는 진짜 이유를 밝힐 수밖에 없다고 작심한 듯하다. 청와대와 여권이 ‘국정감사와 예산안 처리 등 궂은일을 피해 도망가는 무책임한 행보’라고 자신을 비판한 것으로 전해지자 서운한 감정이 더해졌을 가능성도 크다.

진 장관은 이날도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는 기자들의 질문에 “박 대통령에게 (기초연금제에 대한) 의견을 충분히 개진했다. (하지만) 내가 반대하는 안에 대해 자기를 바쳐 설명하기에는 부적합하며, 당연히 물러나는 것이 대통령에 대한 도리”라고 강조했다. 자신이 동의하지 않는 안을 추진하고 설명까지 할 수는 없다며 ‘양심의 문제’를 거듭 강조한 것이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시사게이트#12] 박대통령의 ‘후불제 공약장사’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1.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2.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3.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4.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5.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