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프랑스 일간지 <르피가로> 인터뷰 전문
“권위주의로 돌아간다는 주장은 정치적 공세일 뿐”
“권위주의로 돌아간다는 주장은 정치적 공세일 뿐”
6박8일 일정으로 유럽을 방문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2일(현지 시각) 보도된 프랑스 일간지 <르피가로>와의 인터뷰에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를 “언제라도 만날 수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박 대통령의 인터뷰 전문이다.
- 대통령께서는 이번 유럽 방문에서 왜 프랑스를 첫 번째 방문국으로 선택하셨습니까? 그리고 어떤 분야에서 프랑스와 협력을 강화하려고 하십니까?
= 프랑스는 한국의 주요한 유럽 파트너로 한국과 프랑스는 130년 전부터 긴밀한 관계를 발전시켜 왔습니다. 우리는 프랑스가 한국전쟁 때 한국의 자유를 위해 싸워준 것을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젊었을 때 유학을 했던 프랑스에 대해 아주 좋은 추억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경제적인 면에서 우리는 협력할 수 있는 많은 분야가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창조경제와 문화부흥을 통해 경제를 활성화시키려는 전략을 짜고 있는 중이며 한반도의 평화적인 통일을 위해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프랑스는 한국의 훌륭한 파트너 국가입니다. 프랑스는 문화 강대국이며 첨단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항상 한국의 대북정책을 일관적으로 지지해 준 신뢰할 만한 한국의 우방국입니다. 저는 이번 프랑스 방문이 프랑스와의 협력관계에서 특히 과학 분야와 정보기술 그리고 산업과 문화의 융합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대통령께서는 프랑스 방문 후에 브뤼셀을 방문하실 예정인데 한-유럽 간의 FTA 협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한-유럽 자유무역협정이 유럽에 더 유리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지요?
= 저도 한-유럽 FTA 협정을 마무리 짓는데 많은 노력을 하였습니다. 한-유럽 FTA 협정은 무역과 투자를 강화하게 해줄 뿐만 아니라 문화도 발전시켜줍니다. 한국의 대유럽 수출이 줄어들긴 했지만 이는 FTA 협정 때문이 아니라 유로존의 경제적 어려움에 기인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유럽 FTA 활용도가 80 %가 넘기 때문에 낙관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유럽경제가 다시 완전히 회복될 때 한국의 수출도 다시 증가할 것입니다. 한국경제도 동시에 활성화 될 것이고 쌍방에게 윈-윈이 되는 효과를 줄 것입니다.
- 대통령께서는 유럽경제의 위기에 대해 우려를 하시는지요?
= 유로존뿐만이 아니라 세계경제 전체가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유로존은 오랜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유로존은 과거 수많은 난관을 헤쳐 나갔으며 첨단기술과 문화 그리고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저는 유론존이 현재의 위기를 이겨낼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 대통령의 개인적 경험에 비추어 한반도의 분단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저의 어머니는 북한의 사주를 받은 사람에 의해 암살되셨는데 모친의 죽음이 나의 인생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습니다. 다시 일어나서는 안될 비극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 북한 주민들은 기아와 인권탄압에 고통을 당하고 있습니다. 남-북한을 나누는 비무장지대 (DMZ)가 역설적으로 지구상에서 가장 중무장된 지역이기도 합니다. 모친의 희생을 기리는 방법은 이러한 비극적인 상황을 종결시키고 남-북한 간에 번영과 평화를 나눌 수 있는 한반도를 건설하는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한반도 신뢰 정책’을 제의하였습니다. 저는 이러한 노력을 통해 북한을 국제사회에서 책임 있는 일원이 되도록 만들고 싶습니다.
- 대통령께서는 김정은이 핵무기를 포기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 북한이 경제개발과 핵무기개발을 동시에 추진하는 것은 망상을 쫒는 것입니다. 북한 정권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북한 주민들의 굶주림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이런 식으로 계속한다면 내부적 외부적 난관에 봉착해 몰락할 것입니다. 구 소련이 핵무기를 보유했음에도 몰락하지 않았습니까?. 한국 정부는 핵 문제에 대해 확고한 입장을 가지고 있으며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을 어떠한 경우에도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국제사회도 북한의 핵무기 보유에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북한을 설득하기 위해 대화 노력을 경주할 것입니다.
- 대통령께서는 김정은과 정상회담을 가질 준비가 되어 있는지요? 그렇다면 그 조건은 무엇입니까?
= 우리는 평양을 도울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김정은과의 회담이 평화와 남-북한 간의 관계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면 저는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그러나 남-북한 영수회담이 미래에 대한 보장 없이 일시적인 이벤트성이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입니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솔직함입니다.
- 개성공단이 재가동 되었습니다. 북한과의 경제협력에 대해 신뢰를 할 수 있습니까?
= 개성공단은 남-북한 간의 경제협력이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을 뿐만 아니라 남-북한 간의 상호 신뢰를 위한 시금석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 정부는 개성공단의 단순한 재가동이 아니라 공단의 정상화를 특별히 강조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자신이 한 약속을 너무 자주 어겼기 때문에 북한을 신뢰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여러가지 난관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상식과 국제적 규범이 통하는 남-북한 간의 새로운 관계 틀을 찾아야 합니다. 평양은 외국 투자가들을 찾고 있는데 외국 투자가들은 남-북한 간에 진정한 신뢰가 있을 때에야 북한을 찾게 될 것입니다.
- 대통령의 경제 전략의 첨병으로 ‘창조경제’를 언급하셨는데 ‘창조경제’란 무엇입니까?
= 저는 국민들 각자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해서 전통 산업을 보존하면서도 이것을 과학기술이나 IT 그리고 문화와 융합하여 경제를 활성화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내자는 것입니다. 그것을 위해서 정부에서는 R&D 투자를 확대하고 벤처나 창업을 활성화시키고 이러한 시너지 효과에 장애가 되는 여러 규제들을 완화해 나갈 것입니다.
- 내부적으로 말씀을 드리자면 최근에 연금문제로 그리고 야당으로부터 권위주의 체제로 회귀하는 것은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계신데, 이 문제에 대해 대통령께서는 어떻게 생각을 하시는지요?
= 권위주의로 돌아간다는 주장은 정치적 공세일 뿐입니다. 대한민국은 아시아에서 민주주의가 가장 잘 활성화된 민주주의 국가 모델로 국제사회에서 인정받고 있습니다. 야당이 주장하는 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해서 그게 권위주의 체제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저는 어떠한 사심도 없이 오로지 국민을 더욱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서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연금문제에 대해 말하자면, 우리나라에는 연세 드신 분들이 젊은 시절에 가족을 위해 너무 열심히 일하셨으면서도 정작 본인들의 노후생활에 대한 준비를 충분히 하지 못하셨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 분들을 보호하기 위해 기초연금제도를 도입할 것을 약속했던 것입니다. 이에 대한 기본 취지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 대통령께서는 한국과 일본의 관계가 긴장된 상태에 있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일본은 한국과 이익과 가치를 공유하는 지리적으로 아주 가까운 이웃국가입니다. 우리는 일본과 미래 지향적인 관계를 발전시켜나가고 싶습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일부 일본 정치인들이 과거사 문제에 대해 계속해서 부적절한 언행을 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의 통합은 독일이 과거의 잘못에 대해 전향적인 태도를 가졌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일본도 유럽연합의 통합과정을 잘 살펴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일본이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지금과는 다른 태도를 취할 것을 촉구합니다.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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