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BBC’ 인터뷰서 밝혀
“김정은 만날 용의” 언급과 대조적
“김정은 만날 용의” 언급과 대조적
박근혜 대통령이 북한의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 취소를 예로 들며 “북한의 행동은, 약속을 다 지키지 않으니 굉장히 실망스럽다”고 말했다고 영국 국영방송인 <비비시>(BBC)가 4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박 대통령은 영국 국빈 방문 등 서유럽 순방을 위해 출국하기 전인 지난달 29일 청와대에서 <비비시>와 한 인터뷰에서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하기로 합의했다가 돌연 파기한 사례를 거론하며 “50년을 기다려온 이들이 있는데, 날짜까지 다 받아놓고 그냥 갑자기 취소를 해버리는, 이런 기본적 약속까지 지키지 않는다고 하면 어떻게 신뢰가 쌓일 수 있겠는가”라며 이렇게 말했다.
박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시점으로 보면 지난달 30일 프랑스 일간지 <르피가로>와 한 인터뷰에서 “필요하다면 언제라도 (북한의 지도자인 김정은 조선노동당 제1비서를) 만날 용의가 있다. 중요한 건 진정성”이라고 밝히기 전날 나온 것이다. 결국 박 대통령은 남북간 정상회담이나 대화 재개를 위해선 먼저 북한의 진정성이 확인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도 이날 국회에서 전날 공개된 <르피가로> 인터뷰 내용과 관련해 “원론적인 차원의 말로 알고 있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류 장관은 “중요한 것은 실질적으로 남북관계 발전에 도움이 되는 회담이 추진될 조건이냐 아니냐다. 아직 그런 조건에 이르지 못했다”고 말했다.
다만 박 대통령은 <비비시>와 한 인터뷰에서 ‘대화와 설득’을 지속해 나간다는 대북정책의 기조는 거듭 확인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을) 신뢰할 수는 없지만 우리가 그것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대화의 문을 항상 열어놓고 설득하고 신뢰를 쌓아가는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는 말씀을 드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리/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