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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대통령실

연설문 곳곳 짙은 ‘박정희 그림자’

등록 2013-11-18 20:06수정 2013-11-18 23:26

취임식 이어 또 ‘한강의 기적’ 언급
아버지 시절 연상시키는 표현 반복
박근혜 대통령의 18일 시정연설에는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 집권 시기를 연상케 하는 표현들이 여럿 등장했다. 지난 2월 대통령 취임 연설에서 박 전 대통령의 경제 업적을 상징하는 ‘한강의 기적’이라는 말을 네차례나 썼던 박 대통령이 취임 이후 첫 시정연설에서도 보수층을 겨냥해 아버지 시절의 향수를 자극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시정연설에서 “과거 어려웠던 시절에 우리 경제가 공장에서 연구실에서 기업에서 시장에서 농어촌에서 밤을 잊고 노력하셨던 분들의 땀과 해외의 사막에서 정글에서 탄광에서 목숨 걸고 헌신하셨던 분들의 노력을 밑거름 삼아 일어설 수 있었듯이, 지금 우리도 다시 출발점에서 새롭게 시작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그 길에는 한강의 기적을 일으켰던 우리 국민들과 국민의 민의를 대변하고 계신 의원님들의 협력과 신뢰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박 전 대통령의 집권기인 1960~70년대에 경제개발의 ‘종잣돈’을 벌기 위해 중동의 건설 현장과 베트남 전쟁터, 서독 탄광에서 피땀을 흘렸던 노동자들의 희생을 언급하며, 그 시절과 같은 경제적 성취를 재현하기 위해선 의원들의 협조와 동참이 필요하다는 논리였다.

박 대통령은 자신의 핵심 경제 공약인 창조경제의 실현을 강조하며 ‘제2의 한강의 기적’을 언급하는 방식으로 아버지의 업적을 계승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그는 “그동안 정부는 창조경제의 기반을 구축하는 데 역점을 두어 왔다”며 “창조경제타운 사이트에서 우리 국민들이 보여주고 있는 상상력과 창의력이 새로운 대한민국과 제2의 한강의 기적을 일으키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주요 연설 때마다 박 전 대통령 시절을 상징하는 용어를 동원해 경제 위기 극복이나 시대적 과제 해결을 강조하는 것을 두고 아버지의 그림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인섭 서울대 법학대학원 교수는 트위터에 글을 올려 “시정연설에 ‘한강의 기적’, ‘열사의 사막’ 등 40~30년 전 단어가 재생되고 있다”며 “나폴레옹 3세라고 하듯이 그냥 박정희 2세라고 하는 게 정확하겠다”고 꼬집었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녹음기 시정연설’, 정국 꽁꽁 얼렸다 [#195 성한용의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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