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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채동욱 찍어내기 개입 의혹’ 꼬리 자르기?

등록 2013-12-04 22:20수정 2013-12-05 09:58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이 10월27일 춘추관 브리핑실에서 검찰총장 인사를 발표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이 10월27일 춘추관 브리핑실에서 검찰총장 인사를 발표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채동욱 관련 정보’ 불법 열람한 조 행정관 직위해제
평소 친분 있던 안행부 공무원 요청 받고 정보 열람
이정현 수석 “조 행정관의 개인적 일탈 행위” 강조
수사중인 검찰에 사실상 ‘가이드 라인’ 제시한 셈
 
청와대는 4일 조아무개 청와대 총무비서관실 행정관이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아들로 지목된 채아무개군의 인적 사항을 불법 열람한 사실을 확인하고, 조 행정관을 직위해제했다고 밝혔다. 또 조아무개 행정관은 안전행정부의 공무원한테 의뢰를 받아 채군의 인적 사항을 열람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오후 브리핑에서 “민정수석실에서 조사한 결과, 시설 담당 행정관 조아무개씨가 6월11일 자신의 휴대전화로 서초구청 조이제 국장에게 채아무개군의 인적 사항 등의 확인을 요청하는 문자를 발신하고, 불법 열람한 채군의 가족 관계 등의 정보를 조 국장한테 전달받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수석은 이어 “조 행정관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사실이 확인되어 4일 조 행정관을 직위해제하고 징계위원회에 회부했으며, 앞으로도 검찰 수사 등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수석은 “조 행정관이 평소 친하게 지내는 안전행정부 공무원 김아무개씨한테 요청을 받았고, 채군의 주소지가 서울 서초구 쪽이어서 알고 지내는 서초구청 공무원인 조이제 국장에게 부탁한 것이라고 한다. 이것이 확인된 내용의 전부이며 그 외에 청와대 소속 인사가 조 행정관에게 부탁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이 수석은 이어 “일부에서 의혹을 가졌던 청와대 부분들과는 관련이 없는 조 행정관의 개인적 일탈행위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청와대가 밝힌 조사 결과는 조 행정관 개인의 불법 행위는 인정하면서도 그동안 제기됐던 청와대의 조직적인 ‘찍어내기’ 의혹을 전면 부인하는 내용이다.

청와대의 이날 조사 결과 발표는 민정수석실이 경위를 파악중이라고 밝힌 지 하루, 관련 의혹이 불거진지 사흘 만에 나온 것이다. 그동안 민정수석실의 감찰 사실조차 공개하지 않던 전례에 견주면 이례적으로 신속한 조처다.

청와대의 이런 태도는 ‘청와대가 채 총장 찍어내기에 조직적으로 개입한 게 아니냐’는 여론이 확산되는 것을 조기에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청와대는 실제 조사 결과 발표를 철저히 ‘청와대와 무관한 친분관계에 따른 개인적 일탈’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청와대가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조 행정관이 수집한 개인정보가 어떻게 활용됐고, 또 이를 부탁한 김씨는 무슨 이유로 누구의 부탁을 받았는지’ 등 세부적인 사항을 밝히지 않은 것도 석연찮은 대목이다. 청와대는 “그런 부분은 향후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질 일”이라고만 밝혔다. 의혹의 핵심에 대한 입증 책임을 검찰로 떠넘긴 셈이다.

문제는 청와대의 이런 태도가 이 사건을 수사중인 검찰에 미리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점이다. 검찰로서는 수사를 통해 개인적 일탈이라는 청와대의 결론을 뒤집는 게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재경 지청장급 검찰 관계자는 “청와대가 저렇게 결론을 미리 밝혀버리면 설사 그게 사실이더라도 국민들이 검찰의 수사 결과를 제대로 믿을 수 있겠느냐”고 우려했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청와대의 ‘채동욱 찍어내기’ 의혹 진상 밝혀야 [한겨레캐스트 #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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