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이 6일 오전 청와대에서 만나 손을 꼭 잡고 인사를 나누며 방명록 작성대로 향하고 있다. 2013.12.6 / 청와대 사진기자단
박 대통령 만나 ‘중국에 베팅’ 우회적 불만 표시
“미국, 한국에 계속 베팅 할 것” 작심 발언 해석
“한-일간 원만한 관계 진전을 이뤄달라” 주문도
“미국, 한국에 계속 베팅 할 것” 작심 발언 해석
“한-일간 원만한 관계 진전을 이뤄달라” 주문도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은 6일 “미국의 반대편에 베팅하는 것이 좋은 베팅이었던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 5일 방한한 바이든 부통령은 이날 오전 박근혜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이렇게 말한 뒤 “미국은 한국에 계속 베팅을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부통령의 발언은 ‘그동안 한국이 중국에 베팅을 해왔다’는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시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 논란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부통령이 지칭한 ‘미국의 반대편’은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 문제 등으로 갈등을 일으키고 있는 중국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바이든 부통령의 발언은 청와대 출입 기자들이 보는 앞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공개를 목적으로 작심한 발언이라는 풀이도 가능하다.
바이든 부통령이 “태평양 지역의 재균형 정책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결정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한 발언도 이런 해석을 뒷받침한다. 아시아·태평양 재균형 정책에 대한 미국의 공식적 설명과 달리, ‘대중 봉쇄 정책’이라는 데는 워싱턴 외교가에서 일정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미국은 중국 견제를 위한 아시아 개입 정책에 변화가 없으니 중국에 줄 서지 말라’는 경고 쯤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실제로 미국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외교 정책에 대해 적지 않은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미-일 삼각 관계의 강화를 통해 중국에 대해 공동전선을 구축하려는 미국의 정책이 한-일 관계의 악화로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워싱턴 싱크탱크의 최근 전문가들은 한-일 관계를 개선하지 않으려는 박근혜 정부의 정책이 중국을 의식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고 불만을 표시해왔다.
실제, 바이든 부통령은 이날 박근혜 대통령을 만난 뒤 기자회견을 통해 “한-일간 원만한 관계 진전을 이뤄달라”고 주문했다.
한편, 바이든 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핵으로 무장한 북한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의 도발로부터 동맹국 수호를 위해 어떤 일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중국의 방공식별 구역을 인정하지 않는다”며 “중국에 직접적인 우려를 표명했다”고 소개했다.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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